로슈, 비만 전문기업 3조에 인수…‘위고비’ 잡을 카드는?

카못, GLP-1/GIP 이중 작용제 보유..."내년 1분기 인수 마무리 예정"

[사진=로슈]

스위스 소재 다국적 제약기업 로슈가 비만약 개발 경쟁에 뛰어든다. 비만 전문 바이오 기업 카못(Carmot Therapeutics)을 3조5천억 원 규모에 인수하면서, 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와 근육 손실을 예방하는 GLP-1 계열 이중 작용제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못은 최근 시장에서 제품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GLP-1 작용제 계열 비만약 파이프라인을 가진 회사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나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회사가 가진 비만약 후보물질은 GLP-1과 GIP 수용체에 모두 작용하는 이중 작용 방식을 가지고 있어 경쟁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로슈 본사가 4일(현지시간)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해 카못과 27억 달러(한화 약 3조5천억 원) 규모의 기업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거래에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불금 27억 달러와 추후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4억 달러에 달하는 성과금 등이 지급될 예정이다.

카못은 최근 주식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신청하고 총 3억848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상황이었으나, 결국 로슈와의 인수 합병 거래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슈는 이번 인수를 통해 카못이 보유한 GLP-1/GIP 수용체 이중 작용제(주 1회 주사제 등)를 비롯해 경구용 GLP-1 작용제(저분자 화합물)를 확보하게 됐다. 주 1회 및 1일 1회 주사제인 ‘CT-388(실험물질명)’과 ‘CT-868’의 경우 각각 2024년 하반기와 2025년에 임상 2상 결과 발표를 목표로 잡고 있다.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인 ‘CT-996’은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고, 하반기에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b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로슈 관계자는 “후보물질의 차별화를 위해 더 큰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더 좋은 내약성 프로파일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GLP-1과 GLP-1/GIP 작용제에서 관찰되는 근육 손실 문제를 줄이기 위해 근육량을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체중 감량 혜택을 제공하는 복합제 개발에 주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인수 절차는 내년 1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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