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이 피부 뒤덮는 건선, 방치하면 합병증도?

10대·20대 발병 많아…전염성은 없어

건선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피부 자극이나 상처를 받는 환경을 줄여야 한다. 가렵다고 긁거나 각질을 억지로 문질러 떼어내기, 때 밀기 등은 건선 관리에 나쁜 습관이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처음에는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이곳에 새하얀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인다. 좁쌀 같은 발진은 커지면서 주위에서 발생한 새로운 발진들과 서로 뭉쳐지고 주위로 퍼져 나간다. 심한 경우 전신의 거의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기도 한다. 피부 각질은 쉽게 벗겨져 나가며 피부는 점차 두꺼워진다.’

이상은 난치성 질환으로 꼽히는 건선의 발병 및 진행 양상이다. 좁쌀 같은 작고 붉은 피부발진, 하얀 비듬 같은 피부각질, 점점 두꺼워지는 피부는 만성 피부병인 건선의 3대 특징이다.

건선의 국내 유병률은 1~2%로 추정되며, 백인의 경우 인구의 2~3%에서 발병하는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년 동안 건선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5만 4300여 명에 달했다. 월별 진료 건수는 매월 약 3만 5000건 내외로 비슷하다. 보통 기온이 낮고 건조한 겨울철에 증상이 시작되거나 나빠진다.

건선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성 증가로 분비된 면역물질이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각질세포의 과다한 증식과 염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유전, 환경, 약물, 피부자극, 건조, 상기도 염증(편도선염·인후염),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발병시기는 약 3분의 2가 10대와 20대이다.

발병 연령·시기 따라 치료법 다르게 적용

건선은 주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머리(두피) 부분에 많이 생기고 얼굴, 등, 허리, 다리, 손·발바닥, 성기, 정강이 부위, 손·발톱 등에도 흔히 나타난다. 크기가 다양한 붉은색의 염증(경계가 뚜렷함)이나 편평한 판을 이루는 발진이 전신의 피부에 나타난다. 염증성 발진은 계속 커진다. 가려움 증상은 그리 심하지 않다.

건선의 치료에는 약을 바르는 국소치료, 자외선을 쪼이는 광선치료, 약을 먹는 전신치료, 엑시머레이저 광선치료, 여러 가지 방법을 동시에 동원하는 복합치료 등이 있으며 같은 증상이라도 연령, 발병시기 등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하게 된다. 증상 초기 및 작은 병변일수록 치료가 용이하다. 엑시머레이저 치료법은 기존 치료에 비해 통증이나 부작용 걱정이 없고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건선에 특히 효과적이다.

건선을 방치할 경우 생기는 주요 합병증으로 ‘건선 관절염’이 있다. 증상이 오래되거나 심하면 관절 부위가 부어 오르면서 누르면 아프기도 하고 관절이 뻣뻣해지며, 특히 손의 경우 쥐는 힘이 떨어진다. 건선이 눈을 침범하면 눈꺼풀과 결막에 증상이 생긴다.

보습제 잘 바르고 햇빛 주기적으로 쏘여야

건선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피부 자극이나 상처를 받는 환경을 줄여야 한다. 가렵다고 긁거나 각질을 억지로 문질러 떼어내기, 때 밀기 등은 건선 관리에 나쁜 습관이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로는 건선을 악화시킨다.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바르고 햇빛을 주기적으로 쐬는 것은 도움이 된다. 술과 담배가 직접적으로 건선을 악화시킨다는 근거는 없지만 전신 건강 악화에 따른 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이 노출부위에 발생할 경우 외모상의 문제로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위축되기 쉽다. 건선의 발병이나 악화 요인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빨리 낫지 않아 치료를 위해 들이는 시간·경제적 손실도 상당하다. 대한건선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건선 환자들은 우울증이나 불안증, 자살충동을 겪는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4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가 차별 경험…약제비 비싸 치료 중단 76%

대한건선협회의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건선은 전염병이 아닌데도 응답자의 60%가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88%는 건선 때문에 업무·학업을 수행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상당수 환자들이 가려움 등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접촉 거부, 수영장·대중목욕탕·운동시설 입장 제한 등 차별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중증·난치성 건선 환자들은 치료비 부담으로 상당수가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 건선협회 조사 결과 중증 환자의 경우 76%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했다. 전신 농포증성 건선, 홍피증성 건선, 광치료 및 전신치료제 실패, 안면부 건선 또는 목부위·수부(손등) 등 노출 부위의 증상으로 사회생활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를 중증·난치성으로 분류한다. 건선에 대한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는 대한건선학회가 개설한 ‘건선 통합 관리 프로그램’에 잘 나와 있다.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의 다각화 채널을 이용할 수 있게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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