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폐렴 난린데…의료계 “韓 안일한 대처로 ‘대란’ 올 것”

대한아동병원협회 "소아 의료 인력 부족한데, 폐렴 닥치면 감당 불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국을 강타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확산세가 꺾이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인접국인 한국과 대만에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감염병의 대유행 우려에도 개인 수준 방역만을 주장하는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대한아동병원협회는 긴급 성명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 손씻기 등 개인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반면교사 삼아 마이코플라스마 유행을 대비한 정부 차원의 사전 대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우리나라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소아를 포함한 학동기 아동(1~12세)가 전체 입원환자 중 약80%를 차지했다. 현재 백신은 없으며 중국은 하루 이 병으로 3000명의 환자가 찾아오는 등 의료계 혼란을 빗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학교·유치원 등 등교를 비롯한 집단생활이 불가피해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은 한순간에 확산하는 게 특징”이라며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에서 소아필수 인력 부족과 독감 환자의 급증을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애로사항을 겪는 만큼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면 오픈런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진료 현장에서는 이런 우려로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데도 질병청은 중국에서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원인이 새로운 병원균은 아니고 4년에 한 번씩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국내 의료진이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기에 대응 수준을 높이기보단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준을 높이는 걸 권고했다”며 “아직도 정부는 소아 필수 의료 인력 부족으로 겪는 오픈런 및 마감런으로 인한 환자·보호자의 고통과 코로나19의 교훈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인도나 대만 등 국가에서는 중국 해외 여행 자제라든지 마이코플라즈마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소아필수의료 부족으로 소아의료의 열악한 환경이 초래돼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대서특필 되는 상항인데도 신종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지금도 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인데 만약 마이코플라즈마가 국내에서 유행하게 되면 환자 및 보호자와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독감 등 소아 감염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하는 곳은 아동병원”이라며 “소아감염 표본 감시 의료기관으로 아동병원이 포함돼야 보다 정확한 환자 표본 감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매주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218개)에서만 입원환자 감시를 하고 있다. 이같은 의료계의 지적에 질병청은 “의료계 현장과 학계 의견을 수렴해 참여기관 확대여부를 검토·추진할 계획이다”며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한·일·중 감염병예방관리 공동심포지움에서 중국 등 인접국 내 마이코플라스마폐렴균 유행상황 정보를 공유·모니터링하고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진료안내서 등 추가적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사람의 침(비말)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튀거나 이동할 때 감염된다. 몸으로 들어온 균은 2~3주간 잠복했다가 증상으로 나타난다. 한국에서는 가장 최근 유행으로 2019년, 1만3479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들어 감염자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이 병으로 인한 국내 입원환자(누적)는 총 901명으로, 지난해(196명)와 비교해 4배 이상 늘었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이 △발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이라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감기와 달리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약 3주간 발생하고, 해열제와 항생제가 듣지 않는 것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때 인플루엔자 및 다른 호흡기 감염증과 중복 감염이 발생한다면 일부 사례에서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위 증상이 길어지거나 진단 받은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이 권장된다.

    임종언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