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공주 ‘의식 불명’ 감염병, 한국선 이미 2015년 유행?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중국서 공포감 증폭

태국 왕실 장녀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44)는 지난해 12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감염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상태다. 사진은 2012년 9월 당시 UN총회 범죄방지 및 형사사법 위원회 고위급 회의에서 연설했던 모습. [사진=UN Photo/Marco Castro]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확산돼 외국산 치료제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또 일각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지난해 12월 태국 왕실 장녀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44)도 감염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질 만큼 심각한 증세를 일으키는 병으로 알려졌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전 세계적으로 4~7년 주기로 유행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는 3~4년 주기로 유행하며 한 번 유행시 대체로 주당 150여 명의 입원환자가 발생한다. 가장 최근 크게 유행했던 시기는 지난 2015년 가을 당시로 350여 명의 입원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을 중심으로 중국 전역에선 지난달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주로 어린이 환자가 많으나 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력해 일가족이 감염되는 등 집단 감염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감염 경로는 환자의 기침·재채기로 튀어나온 비말(침 방울) 등이다.

중국 일부 병원에선 수 백명의 환자가 한꺼번에 몰리기도 했다. 이에 베이징 아동병원은 의료진을 배로 늘려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하고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매일 3,5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병의 주된 증상으로는 오래 지속되는 기침과 38℃ 이상 유지되는 고열, 가래 등이 나타난다. 초기 마른 기침이 나오지만 점차 증상이 악화해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 항생제와 해열제를 써도 차도가 없는 것에서 감기와 차이를 보인다. 증상이 호전되려면 마크로라이드 계열의 특수 항생제를 써야 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진단은 혈액검사, 흉부 엑스레이, 가래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병원 진찰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2~3주 정도 지나면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령,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계층은 증상이 보다 지속될 수 있다.

이런 현상에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 병의 치료제인 수입산 아지트로마이신을 사재기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약물 품귀를 우려해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아지트로마이신을 비축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급이 충분하기에 지나치게 많이 장만할 필요는 없다. 의약품은 유통 기한이 있어 쌓아두는 것은 낭비며, 긴급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질병의 국내 유입을 우려하는 여론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유행 가능성에 대해 과도한 공포감을 조성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방역 당국은 해당 질환을 2011년부터 제4급 법정 지정감염병으로 관리 중이다. 법정 지정 감염병은 총 1~4급으로 나뉘며 1급에 가까울수록 위험성이 큰 감염병이다. 4급 감염병은 방역 당국이 유행 여부를 조사하기 위하여 표본감시 활동이 필요한 감염병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등 23종이 지정됐다.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그전까지 세상에 없었거나 국내에 유행하지 않은 새로운 전염병이 아니기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유행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호흡기 감염병으로, 우리나라에선 주로 유행하는 종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진단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며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대체로큰 항생제 복용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고 특별한 질환 없이 일반적인 면역력을 유지하고 있는 건강한 상태라면 중증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현재 방역당국은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를 시행하고 있기에 국내에서도 유행이 발생한다면 곧바로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정 교수와 질병관리청 등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별도의 감염 예방법이나 방역 매뉴얼이 필요할 정도의 감염병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일반적으론 감기나 독감보다는 약간 더 건강상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RSV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 정도의 위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별도의 백신(예방접종)도 개발되지 않았다. 감염 예방법은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병과 동일하다. △손씻기 △기침 에티켓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피하기 △식기와 수건 등 감염자와 개인용품 분리 사용 △개인 위생 철저 등이다.

    임종언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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