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 냄새 성분 ‘스퍼미딘’, ‘난임’ 치료의 새 희망

스퍼미딘 섭취한 쥐, 안한 쥐보다 생식 능력 50% 상승

최근 중국의 한 대학에서 노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물질을 규명해 눈길을 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노화 물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스퍼미딘(spermidine)’이 노산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징공업대 연구진은 최근 스퍼미딘이 여성의 생식 능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스퍼미딘은 원래 동물 정자(sperm)에서 분리된 물질이다. 정액과 밤꽃 등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의 주성분인 천연 화합물이다.  정액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인체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다.

스퍼미딘은 이미 노화와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보 시옹 중국 난징공업대 교수 연구팀은 스퍼미딘이 이버에는 여성의 ‘생식 회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암컷 중 6~8주령의 젊은 쥐와 52~56주령의 늙은 쥐를 10일 동안 동일한 조건에서 키우며 난모세포의 수, 염색체 손상 회복율 등 난소의 생식 능력을 분석했다. 이때 늙은 쥐 중 일부는 스퍼미딘을 섭취했다.

실험 결과 일반 늙은 암컷 쥐의 생식 능력은 젊은 쥐의 50%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스퍼미딘 섭취한 늙은 쥐는 젊은 쥐의 75% 수준까지 생식 능력을 회복했다. 결과적으로 낳은 새끼의 수도 달라졌다. 연구 기간 동안 젊은 쥐는 12마리를 낳은 반면, 늙은 쥐는 3마리만 낳았다. 스퍼미딘을 섭취한 쥐가 낳은 새끼는 6마리였다.

연구팀은 스퍼미딘이 노화로 인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면서 생식능력 회복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많은 활성산소가 세포질로 방출돼 세포를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한다. 난모세포 전사체 분석 결과, 연구진은 스퍼미딘이 노화된 세포에서 기능이 떨어진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거나 회복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스페르미딘을 난임·불임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다. 동물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다음 단계는 임상 실험에서의 안정성과 부작용을 확인하고 용량에 따른 몸의 다른 프로세스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측면을 연구하는 것이다.

시옹 교수는 “이번 동물 실험에서 과도한 양의 스페르미딘을 쥐에게 복용했을 때 난자의 품질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추후 임상시험에 돌입하기 앞서 인간 난자에서 안전한 용량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다. 2013년 30.73세에 비교해 3살 가량 많아졌다. 또 같은 조사로 2021년 전체 산모 중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5.7%로 2010년(17.1%)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 35세 이상의 여성이 임신을 하는 경우를 고령 임신(노산)이라고 정의한다. 고령 임신인 경우 임신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는 고위험 산모로 분류된다. 이에 권장되는 검사도 더 많다. 고령 산모는 유산이나 조산할 확률도 높고, 기형아 출산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발표됐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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