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끼는 롱부츠 신다 혈관 막힐 수도?

꼼짝없이 앉아서 장거리 이동 시 위험성 상승

여성들의 패션 아이템인 통이 좁은 롱부츠는 종아리 부위 다리를 압박해 정맥혈전증의 위험성을 높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철에 접어들면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운동량이 부족해지고, 체중이 증가하기 쉽다. 이는 심부정맥 내부의 압력을 높여 하지정맥의 역류를 유발하고 하지정맥류나 심부정맥혈전증을 일으키거나 악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여성들의 패션 아이템인 통이 좁은 롱부츠는 종아리 부위 다리를 압박해 정맥혈전증의 위험성을 높인다.

정맥혈전색전증은 혈관 내부에 혈전이 발생해 혈관을 따라 이동하다 정맥을 막아 발생하는 병이다. 다리 부위 등의 깊은 정맥에서 혈전이 생기는 것이 심부정맥혈전증이고, 여기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타고 움직여 폐혈관을 막으면 폐색전증이 된다. 심부정맥혈전증은 비좁은 여객기 좌석에 앉아 장거리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잘 나타나기 때문에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심부정맥혈전증은 장시간 앉아서 일하거나 장거리 비행 시, 또는 수술로 인한 장기 입원 시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심부정맥혈전증을 방치하면 폐색전증으로 발전하기 쉬운데, 혈전이 주요 장기인 폐의 혈류를 방해하기 때문에 급사에 이를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은 다리통증 및 부종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치료시기를 놓쳐 폐색전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고관절·무릎·하복부 수술 후에는 선제적 약물요법으로 위험성 차단

심부정맥혈전증이 발생해 혈전이 혈액의 흐름을 일부 또는 완전히 차단하면 다리에 통증이 생기고 붓게 된다. 폐색전증은 호흡곤란, 흉부 통증, 빠른 심장박동 등이 주요 증상이며 처음 발병한 뒤에 다시 재발할 경우 거의 치명률이 매우 높다. 심부정맥혈전증 환자에서 한쪽 다리만 부어오르는 일도 적지 않다. 갑자기 한쪽 다리가 심하게 붓고, 다리 색이 푸른색 또는 붉은색으로 변하거나 열이 느껴진다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관절, 하복부, 무릎 등 다리 부분의 수술을 한 경우 심부정맥혈전증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때는 물리적 방법으로 압박 스타킹이나 간헐적 공기 압박법을 사용해 혈전을 방지하며, 선제적으로 항응고 약물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비행기나 기차, 차량을 이용한 장거리 이동 시에도 자리에 앉아있을 때 발목을 움직여 종아리 근육을 자극하는 운동으로 혈류가 정체되는 것을 방지해 준다. 만약 이미 심부정맥혈전증을 가진 환자라면 장거리 여행 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처방약 등을 잘 챙겨야 한다.

다음은 대한고관절학회에서 마련한 ‘고관절 수술에 대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권고안이다. 학회는 △60세 이상 △중등도 이상의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탈수증 △하나 이상의 동반 내과질환(심장병·당뇨병·호흡기병·급성 감염병·염증성 질환 등) △호르몬 치료 또는 여성호르몬이 포함된 피임약 복용 △현재 암을 앓고 있거나 치료 중인 환자 △중증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환자 △정맥염이 동반된 하지정맥류 △혈전 호발 소인 △정맥혈전색전증 과거력 등 10가지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인자를 하나라도 갖고 있으면 약물요법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혈액검사와 혈관초음파 검사로 진단…증상 심하면 카테터 시술 필요

권고안은 또한 인공고관절 치환 수술을 받은 사람을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위험과 출혈성 경향이 보통인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높되 출혈성 경향은 보통인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보통 수준이지만 출혈성 경향은 높은 경우 △위험성과 출혈성 경향이 둘 다 높은 경우 등 4가지로 분류해 물리요법과 약물요법을 적절하게 조합해 예방요법을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심부정맥혈전증이 의심된다면 혈액검사와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게 좋다. 치료는 약물요법이나 수술로 진행된다. 증상이 경미할 땐 혈전을 녹이는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약물요법을 적용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혈관에 넣어 혈전을 녹이거나 제거하는 혈관중재술을 받아야 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을 예방하려면 너무 오래 앉아있지 말고 수시로 몸을 일으켜 움직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시간이 있을 때마다 걷는 게 좋다. 또한 피가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앉아있는 동안에도 종아리 부분의 근육을 움직여 준다. 평소에 주기적 운동을 통해 종아리 근육을 단련한다. 비만의 경우 심부정맥혈전증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체중 관리가 예방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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