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 박테리아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 시동

스위스 바이오기업 T3 인수 거래...7500억 규모, 단백 전달 기술 확보

[사진=베링거인겔하임]

다국적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이 박테리아를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면역 조절 단백질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을 인수하면서, 세포치료제나 암백신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베링거인겔하임 본사는 최근 스위스 소재 박테리아를 이용한 암 치료제 개발사인 T3 파마슈티컬스와 기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인수 거래에 대해 세부적인 금액과 조건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대 거래금은 최대 5억8000만 달러(한화 약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동시에 우리가 진행해온 연구개발(R&D) 프로그램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올슈빌에 본사를 둔 T3와 베링거인겔하임의 협력관계는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링거인겔하임은 T3가 개발하는 후보물질의 임상 진입을 위해 2700만 달러 규모의 펀딩(투자금 유치)을 주도한 바 있다. T3는 2015년 스위스 바젤대학교 바이오센터(Biozentrum)에서 분사한 기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물질은 T3P-Y058-739이다. 이 항암제 후보물질은 T3가 주력으로 개발 중인 약물로, 현재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후보물질은 기존 면역항암제와는 차별화된 작용 방식을 가졌다. T3가 보유한 독점 기술인 ‘박테리아 3형 분비물(T3S) 시스템’은 단백질 전달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살아있는 박테리아를 활용해 암세포와 종양 미세환경에 면역 조절 단백질을 전달하는 기술로 정리된다.

이때 박테리아가 다양한 면역 조절 단백질들을 운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약물과의 병용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해당 암 플랫폼은 현재 15~20% 환자에서만 발생하는 암종에 장기 관해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면역 T세포 결합체, 종양용해 바이러스, 암백신 등 상호 보완적인 면역항암제 플랫폼과 결합해 더 많은 환자에게 면역치료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링거인겔하임은 올해 3월에도 항암제 개발을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암 표적에 대한 공유 결합 후보 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전문기업인 코반트 테라퓨틱스와 1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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