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뻐근한데”...디스크일까? 관절염일까?
엉덩이가 뻐근하다. 걸을 때마다 욱신거리고, 편안히 쉬어주면 또 괜찮다. 나이도 있고 요즘 체중이 늘면서 그러려니 하지만, 영 꺼림칙하다. 만일 디스크 쪽 문제라면, 큰일이다. 하지만 관절염일 가능성도 크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서진혁 과장(정형외과)은 “엉덩이 통증을 허리디스크로 생각해 외래를 찾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라며 “둘 다 엉덩이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관절염과 디스크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라고 했다.
고관절은 엉덩이 골반과 넓적다리의 뼈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어깨보다 운동 범위가 좁지만, 허벅지와 종아리를 포함한 다리 운동에 관여하는 중요한 관절로 보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고관절 역시 퇴행성부터 류마티스성, 감염성, 신경병성, 통풍성 등 모든 종류의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릎보다 관절염 발생 빈도는 낮지만….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비만 인구 증가로 고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다. 잘못된 자세나 우리의 좌식(坐食)문화도 고관절 주변 조직에 주는 부담을 키운다.
고관절 관절염이 생기면 앉았다 일어날 때 엉덩이나 사타구니, 대퇴부 등에서 뻑뻑하고 불편한 느낌이 나타난다. 움직일 땐 통증까지 있다. 그러다 쉴 땐 호전되는 양상을 반복한다.
자칫 놓치기 쉬운 고관절 관절염...비만일 땐 증상 더 빨리 나빠져
서 과장은 “이런 증상을 그냥 내버려 두면 고관절이 구축되거나 염증이 악화하면서 나중에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게 된다”고 했다. “상태가 더 나빠져 연골까지 완전히 닳게 되면 뼈와 뼈가 직접 닿아 통증이 더 심해지고 고관절의 회전, 굴곡 등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통증이 나타난다고 움직이지 않게 되면 관절 움직임을 담당하는 근육이 약해져 걸을 때 절뚝절뚝 다리를 저는 단계로 나아간다.
우리 몸을 지탱하고 보행 역할을 하는 고관절이 손상을 입으면 일상생활은 물론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관절염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과 발현 시기, 관절 운동 범위 등을 확인하며 관절 변화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엑스레이,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등 영상의학적 검사가 필수다.
초기라면 과도한 고관절 사용을 금하며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또 소염진통제 등 약물이나 온열요법, 물리치료 등을 시행한다.
서진혁 과장은 “고관절을 포함해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만이 되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도록 하며 적절한 운동으로 관절 범위를 유지하고 근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운동으론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 같은 운동이 좋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한다면 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비교적 초기에는 연골과 뼈 조직의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하면 호전될 수 있다.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정상기능을 되찾을 수 있다. 서 과장은 “최근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고령 환자들도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여 보행 장애를 개선하여 만족도를 높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 외에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거나 올바르지 못한 자세 등은 퇴행성 변화를 유발하므로 삼간다.
음식을 짜게 먹거나 카페인 섭취량이 많으면 칼슘이 손실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 골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칼슘, 비타민D, 비타민K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