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초로 피로 날리려다”…목숨 날릴 뻔한 女, 무슨일?

향초 태우면 일산화탄소 비롯 유해 물질 나와...환기 꼭 해야

최근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침실에 향초를 피웠다가 죽을 뻔한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인스타그램 ’emymoore3′(왼쪽)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침실에 향초를 피웠다가 죽을 뻔한 사연이 공개됐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90만명 넘는 틱톡 인플루언서 에미 무어(22)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을 뻔했다. 무어는 침실에 향초 다섯 개를 피웠고 잠들기 전 향초를 모두 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릿속이 흐려지는 듯 몸 상태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무어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심장이 엄청 빨리 뛰어 곧바로 병원으로 갔다”며 “방금 한 말도 기억하지 못하고 말까지 잘 나오지 않는 언어 마비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가슴 통증, 어지러움도 겪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진단받고 산소 공급기를 달고 휴식을 취한 뒤 회복했다.

향초 태우면 나오는 일산화탄소, 왜 위험할까?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의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린다. 일산화탄소가 폐에서 피에 있는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몸 곳곳에 산소가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어지러움, 구토, 손발 근육 무뎌짐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일산화탄소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뇌에 악영향을 줘 머리가 몽롱하고 판단력도 흐려질 수 있다.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사연의 여성처럼 언어 마비, 보행 장애 등도 일산화탄소에 만성으로 경미하게 중독되면 흔히 발생하는 증상이다.

일산화탄소는 색도 없고 향도 없다. 즉, 무색·무미·무취로 공기 중에 존재하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확산 속도도 빠르다. 일상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을 피하려면 보일러에서 가스가 누출되진 않는지, 보일러의 배기가스가 바깥으로 잘 빠져나가는지 등을 평소 확인해야 한다. 좁고 환기 시설이 없는 욕실에서 온수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텐트 안에서 난방기기를 켜놓고 잠드는 것도 위험하다.

일산화탄소 외에도 각종 유해 물질 나와…사용할 때·사용 후엔 꼭 환기해야

석유 추출물인 파라핀과 합성향료로 만들어진 향초는 일산화탄소뿐만 아니라 각종 유해 물질을 배출한다. 지난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59㎡ 아파트의 욕실과 유사한 10.23㎥의 공간에서 향초를 두 시간 연소시킨 뒤 실내 공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10개 중 3개 향초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552~2803㎍/㎥ 검출됐다. 이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권고기준(500㎍/㎥ 이하)을 초과한 수치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호흡기에 들어가면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향초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밀폐된 곳에선 향초 사용을 피해야 한다. 향초를 사용하는 도중을 비롯 사용이 끝난 뒤엔 반드시 환기를 해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향초를 사용하는 것도 멀리해야 한다. 향초를 켠 채 잠드는 것은 금물이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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