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환자-의사, 아바타끼리 진료” 국내 개발

카카오헬스-고대의료원 내년 파일럿 서비스

메타버스 정신과 진료 플랫폼 구동 예시 [사진=카카오헬스케어]
병원에 갈 수 없거나 가기 싫어하는 정신과 환자가 가상현실에서 아바타가 돼 의사 아바타와 상담하도록 돕는 서비스가 국내에서 곧 선보인다.

카카오헬스케어와 고려대의료원은 과학기술정통부 과제로 개발 중인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신건강 의료 서비스’의 시범 서비스를 내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는 이날 열린 ‘고려대 안암병원 신관 개원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정신건강의 증진을 위해서는 개인 맞춤형, 생활 밀착형 치료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메타버스 형태로 심리 건강을 관리하는 플랫폼을 카카오헬스와 공동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정신·심리치료는 약물 치료와 심리상담 치료로 나뉘는데, 환자들의 일상을 매일 추적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약물치료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 이 때문에 개인의 상황, 증상, 중증도에 맞는 개인맞춤형 디지털 치료 솔루션의 필요성이 임상 현장에서 대두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고려대의료원과 카카오헬스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은 사용자의 아바타와 상담자의 아바타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이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접속가능하다는 접근성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정신과 상담에 흔히 따라오는 부담을 익명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조철현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내년까지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파일럿 테스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개발은 올 6월 과기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공모한 ‘2023년 메타버스 선도 프로젝트-의료부문’에 카카오헬스와 고려대가 함께 참여한 컨소시엄이 선정되며 성사됐다. 카카오헬스가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고려대가 정신 건강 관리를, 분당서울대병원이 근골격계 건강 관리를 맡는다.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자체는 컬러버스에서 담당한다.

정부가 각종 실증특례 사업을 통해 현행법상 금지된 비대면 원격 진료를 개발 및 검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메타버스 플랫폼 진료의 실증 데이터 역시 정부의 법 개정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컨소시엄이 진행하는 이번 사업에선 분당서울대병원과 고려대의료원 등이 실증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다.

앞서 카카오헬스는 다양한 경로의 사업을 소개하며 환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것임을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를 돕고 일상 생활 조언을 제공하는 ‘파스타(가칭)’,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의료데이터를 암호화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데이터레이크’ 사업 등이 있다.

이에 더해 카카오헬스는 환자 원격 모니터링, 병원과 연계한 예약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자체 ‘의료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환자의 일상에 밀접하게 관계된 만성질환을 시작으로, 병원 예약과 진료, 예후 파악, 관리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카카오헬스 황희 대표는 이와 관련해 “현재 개발 중인 데이터, 모바일, AI 등의 키워드를 기반으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환자들의 일상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과의 이번 공동개발은 이러한 전 주기 헬스케어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대 역시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제를 수주하는 등 스마트 병원 구축이나 가상환경에서의 치료 환경 재현을 꾸준히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고려대의료원은 헬스케어 분야 초거대 AI 모델을 연구하기 위해 카카오브레인과 MOU를 맺는 등 카카오 계열사와 꾸준히 협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심포지엄엔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가 직접 발표자로 참석해 ‘모두의 디지털헬스케어: 고려대 안암병원과 함께’라는 주제로 양측의 협력 방안과 전략에 대한 구상을 전달하기도 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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