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피 검사’로 위암도 가려낼 수 있을까?

“새 종양 표지자 이용한 위암 혈액검사 정확도, 약 90%”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사를 하는 게 좋다. 하지만 구역질이 아주 심한 사람은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 천공으로 출혈 위험이 있다. 심장이나 폐가 좋지 않거나 나이든 사람에겐 수면내시경도 쉽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사를 받기 힘든 많은 사람이 혈액 검사로 위암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나이가 들고 심장이나 폐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구역질이 심한 사람은 수면 내시경 검사도 받기 힘들다. 그 대신 위장조영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그 정확도가 너무 낮아 보조적인 수단에 그친다. 따라서 피를 뽑아 위암에 걸렸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검사가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지면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일본 나고야대 의대 연구팀은 ‘기질세포 유래인자4(SDF-4) 단백질’이 위암의 표지자(바이오마커)로 신뢰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간단한 혈액 검사로 이 단백질을 검출해 위암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핏속 ‘기질세포 유래인자4(SDF-4) 단백질’로 암을 검사한 결과 민감도는 89%, 특이도는 99%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감도는 암에 걸린 환자를 암으로 판정할 확률이고, 특이도는 암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암이 아닌 것으로 판정할 확률이다. 정확도는 별도의 기준(ROC 커브의 AUC 기준 등)에 따라 계산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암 환자를 판정하는 종전 종양 표지자의 민감도를 보면 암태아성항원(CEA, Carcino Embryonic Antigen)은 13%, 탄수화물항원19-9(CA19-9)는 17%에 그친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혈액 검사의 민감도는 이 수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시노즈카 타카히로 박사는 “기질세포 유래인자4(SDF-4) 단백질 수치는 위암 1기 환자에서도 매우 높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위암을 일찍 발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암 진단에선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중요한데 이번에 발견한 특정 표지자를 이용한 혈액 검사의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현재 위암을 비롯해 대장암, 유방암 등의 혈액 검사에는 CEA, CA19-9와 같은 종양 표지자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종양 표지자가 항상 모든 암을 정확하게 감지하지 못하기에 정확도를 크게 높여야 한다. 물론 다른 종양 표지자도 있다. 하지만 측정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거나 침습적인 검사법과 같은 단점을 안고 있다. 연구팀은 암 검진에 쓸 수 있는 측정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한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Identification of stromal cell-derived factor 4 as a liquid biopsy-based diagnostic marker in solid cancers)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국내서도 엑소좀 인공지능 기술 등 이용해 위암 등 조기진단 기술 개발

한편 최근 고려대 바이오의공학부와 의대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엑소좀’과 인공지능 분석 기술 등을 이용해 혈액 검사만으로 위암, 폐암, 유방암, 췌장암, 대장암, 간암 등 6종의 암을 동시에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엑소좀은 세포가 외부로 방출하는 소낭인 소포밖소포체의 일종이다. 이 기술에 의한 암 검사의 민감도는 90%, 특이도는 94%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기 이하의 암 검사에서 민감도 88%를 나타냈고 환자의 76%에서 암종 정보를 정확히 판별해낼 수 있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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