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간 머리 안감아”…샴푸 주기 늘리면 두피 건강해져?

일부 틱톡커들 샴푸 주기 늘리는 헤어트레이닝...모발 건강 개선에 도움되지 않아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헤어 트레이닝(hair training)’이라는 헤어 관리 방법을 공유하는 영상이 눈에 띈다. 머리카락을 트레이닝, 즉 훈련시킨다는 것인데 머리 감는 주기를 점차 늘려 최대 30일 동안 머리를 감지 않는 방법이다. [사진=틱톡 갈무리]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헤어 트레이닝(hair training)’이라는 헤어 관리 방법을 공유하는 영상이 눈에 띈다. 머리카락을 트레이닝, 즉 훈련시킨다는 것인데 머리 감는 주기를 점차 늘려 최대 30일 동안 머리를 감지 않는 방법이다.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머리를 자주 감지 않는 게 모발과 두피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중에는 적게는 일주일 이상 많게는 33일 동안 안감았다고 인증한 틱톡커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이 모발 건강을 개선한다는 걸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며 오히려 모발 가늘어짐, 탈모, 두피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일부 틱톡커들이 주장하는 헤어 트레이닝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와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는 팁을 미국 건강정보 매체 ‘헬스라인(Healthline)’ 등에 소개된 내용으로 알아본다.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모발관리 회사 EIDEAL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샘 카펜터는 “헤어 트레이닝의 기본 개념은 머리를 가끔씩만 감아도 되도록 모발과 두피를 ‘훈련’시키는 것”이라 설명했다. 주기는 사람에 따라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한 달이 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많은 헤어관리 제품에 들어있는 황산염과 같은 화학물질이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고 피부를 자극해 민감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모발과 두피를 훈련시켜 자연스럽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카펜터는 머리를 자주 감지 않을 경우 기름, 먼지, 제품 잔여물, 오염물질이 쌓여 두피가 벗겨지거나, 가려움, 자극, 염증과 같은 문제가 생기고 결국 탈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예로, 2021년 샴푸로 머리를 감는 것이 두피와 모발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머리를 자주 감지 않을 경우 탈모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루성피부염 등 두피 건강에도 악영향

영향을 받는 건 모발뿐만이 아니다. 두피도 마찬가지다. 유로메드 클리닉 두바이(Euromed Clinic Dubai)의 미용 의사인 파리아 안와르 박사는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로 지루성피부염을 들었다. 지루성피부염은 장기간 지속되는 습진의 일종으로 피지 분비가 왕성한 두피에도 발생할 수 있다. 피부가 붉어지고, 가렵고, 염증이 생기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두피에 쌀겨 모양의 표피탈락이 생길 수 있는데, 이 현상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듬이다.

머리를 감지 않으면 두피에 효모균이 과증식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는 게 지루성피부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 두피에 피지가 과도하게 축적되면 지루성피부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게 안와르 박사의 설명이다. 또한, 지루성피부염이 생기면 가려움증이 생기고 탈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머리 얼마나 자주 감아야 할까?

머리를 얼마나 자주 감을지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모발과 두피 상태, 생활습관 등의 조건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기름기가 많거나 모발이 가늘어 쳐져 보이는 게 싫은 사람은 매일 감는 게 나을 수 있다. 혹은, 헤어 스타일링 제품 사용으로 잔여물이 남을까 걱정돼 하루에 두 번씩 감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땀을 많이 흘렸다거나, 꽃가루나 먼지가 심한 날 외출을 했다거나 하는 것도 머리를 매일 감을 이유가 될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Association)는 기름기가 많은 편이라면 매일 감는 게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의 경우 매일 감는 건 너무 잦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미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모발이 건조하고 부스러지는 경우, 머리카락이 갈라지는 경우, 두피가 건조하고 가려운 경우 등은 머리를 너무 자주 감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자신의 모발과 두피 상태, 헤어제품 사용 여부,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얼마나 자주 감는 게 좋을지 결정하면 된다.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는 제품은 취향에 따라 결정할 수도 있지만 모발 타입도 고려해 자신의 모발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좋다. 예로, 건조하고 손상된 모발에는 케라틴이나 코코넛오일과 같은 성분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곱슬거리는 머리에는 글리세린이나 시드오일(seed oils)이 들어있는 제품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머리가 기름진 편이라면 티트리오일과 같은 천연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해보라.

건강한 모발을 위한 팁

미국피부과학회는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제시했다.

△기름진 모발은 더 자주 감기

두피에 기름이 많은 편이라면 하루에 한 번은 감도록 한다. 탈색이나 파마 등을 했다면 모발이 건조해졌을 수 있으므로 이보다는 덜 자주 감아도 된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두피에서 유분이 덜 생성되기 때문에 머리를 자주 감을 필요성은 낮아질 수 있다.

△샴푸는 두피에 집중해서

머리를 감을 때는 머리카락 전체를 씻으려고 하기보다 두피를 집중해서 씻도록 한다. 머리카락만 씻어내면 윤기가 없어지고 거칠어질 수 있다.

△머리를 감을 때마다 컨디셔너 사용하기

컨디셔너를 사용하면 더욱 윤기가 돌고 정전기가 줄어든다. 또한 모발이 건강해지고 유해한 자외선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 효과를 주어 손상되거나 변색된 모발을 개선할 수 있다.

△컨디셔너는 모발 끝에 집중적으로

컨디셔너를 사용하면 얇은 모발이 늘어져 보일 수 있으므로 모발 끝에만 사용하고, 머리카락 전체나 두피에까지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자신의 모발 상태에 맞는 제품 사용

가령, 염색 모발인 경우 염색 모발용으로 만들어진 샴푸를 사용하도록 한다.

△수영할 때 머리카락 보호하기

수영하기 전에는 머리를 적시고 컨디셔너를 사용해 염소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모발을 보호하도록 한다. 잘 맞는 수영모를 쓰고, 수영을 한 후에는 염소를 제거하는 수영 후 전용 샴푸와 딥 컨디셔너를 사용하도록 한다.

    지해미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