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케이캡’ 유통은 누가 ···HK이노엔의 행복한 고민

종근당과 올해말 공급권 계약 만료...여러 제약사 눈독

HK이노엔 케이캡정 제품 이미지
HK이노엔 케이캡정 [사진=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공급권과 관련해 행복한 고민에 휩싸였다. 현재는 종근당이 케이캡 공급권을 가지고 있다. 2019년 1월 맺었던 공급권 계약 만료는 올 연말이다. 2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재계약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6일 HK이노엔 측은 밝혔다.

이미 6월부터 진행된 재계약 협상 결과 발표가 늦춰지면서, 업계에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종근당과의 재계약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케이캡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종근당 외에도 여러 제약 업체가 HK이노엔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탓이다.

케이캡은 2019년 3월 출시된 국내 30호 신약이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장악하던 PPI(양성자펌프 억제제) 계열의 단점인 느린 약효, 식전 복용 불편함 등을 개선했다.

케이캡은 국내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1141억 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9%의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출시 이후 4년 연속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케이캡이 거둔 누적 처방실적은 총 3503억원이다.

케이캡은 이같은 고속성장을 업고 종근당 내에서 존재감을 키워갔다. 지난 2분기 기준 케이캡이 종근당 매출의 7.7%에 달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종근당이 수수료율을 낮추더라도 HK이노엔과 재계약을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재계약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여러 제약사들이 케이캡 공급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탓이다. 더 좋은 조건을 들고 공급권 계약을 제시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이 직접 유통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HK이노엔은 지난해 5월 출시된 케이캡 구강붕해정을 단독 유통하면서 판매력을 확인했다. 구강붕해정은 이미 전체 처방실적 중 17.2%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당사는 1984년부터 오랜 기간 의약품 사업을 해오면서 전국 1500여개의 병원과 2만여개의 의원을 중심으로 방대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고, 만성질환 의약품을 포함해 연간 100억대 제품을 1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유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케이캡 공급계약에 대해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증권가에서는 HK이노엔이 내년에도 선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HK이노엔은 2028년 유럽을 포함한 100개국 진출 및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해외 35개국에 진출, 이 중 7개국에 출시를 완료한 상태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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