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꼭 필요할까?…유방암=항암치료 공식 깨져

절제한 암조직에서 유전자 검사 통해 항암치료 여부 확인

최근에는 유방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들도 재발·전이 가능성에 따라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등 꼭 필요한 환자들을 분별해 시행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 투병=항암치료’ 이를 머릿속에서 불문율처럼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방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들도 재발·전이 가능성에 따라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등 꼭 필요한 환자들을 분별해 시행하고 있다.

유방암은 발병률이 높은 대표적 여성 암이지만 치료기술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암 발생자수는 24만7952명이었고 이 중 유방암은 2만4923명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전체 성별로는 5위, 여성에서는 1위다.

이에 반해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1993~1995년 79.2%에서 2016~2020년에는 93.8%로 약 20% 상승했다.

그런데도 유방암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환자들은 항암치료와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걱정이 여전히 크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이장희 교수는 “최근 유방암 환자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항암치료가 불필요한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유무와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인 HER2 발현에 따라 호르몬 양성 HER2 양성 △삼중(여성호르몬 2종+HER2) 양성 △삼중 음성 유방암 등 네 종류로 나뉜다.

치료법은 먼저 종류에 상관없이 암으로 병변이 생긴 조직을 절제한다. 그런 뒤 이를 가지고 암의 활성도를 예측·예후하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다. 대표적으로 △온코타입DX △온코프리 △진스웰BCT  등 검사가 있다.

이때 유방암 항암치료의 이득 여부를 함께 확인해볼 수 있다. 이들 검사는 절제한 암조직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의 재발 점수를 구한 뒤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눠 준다.

고위험군으로는 HER2 양성, 삼중 음성 유방암 등이 있다. 이들은 매우 독하고 전이가 빨라 항암치료를 해야만 치료 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에 최근 HER2 양성에 대한 표적 치료제(퍼제타)가 개발됐다. 이는 기존 항암화학 요법 대비 재발사망 위험을 19%나 줄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고위험군 항암치료 효과를 검증한 시험에 따르면 호르몬 단독치료를 받을 경우, 10년 생존율이 65.4%지만, 항암치료 시 생존율이 91.9%까지 증가했다.

반대로 저위험군은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될 확률이 매우 낮기에 안전하게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 2020년 유방암학회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림프절 전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도 폐경 이후 유전자 검사 점수가 기준 이하라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호르몬 양성 및 HER2 음성 유방암 등 저위험군의 경우 경구 복용 항호르몬 치료제가 전신치료를 보완할 수 있고, 항암치료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아 항암치료 생략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며 “유방암이 림프절 전이 환자도 여성호르몬 검사에서 폐경이 확인된다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어 약 50%는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위험군의 유방암이라 하더라도 재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항암치료 여부를 떠나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호르몬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고, 정기검진을 통한 추적 관리를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유방암은 가족력이 다른 암종에 비해 낮아, 예방법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방법으로 체중관리와 운동, 건강한 식습관을 바탕으로 한 ‘혈압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의대의 한 연구에서 여성 7만여 명(이 중 858명이 유방암 진단, 1.17%)의 중년 여성을 추적 관찰했다. 이때  이완기 혈압이 85∼89㎜Hg로 높으면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정상(85㎜Hg 미만)인 경우보다 평균 40%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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