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당뇨병 진단한다? “AI로 단 10초 안에 가능”

당뇨병 검사 비용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돼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 간에는 ‘특정 음성 피치 음’ 등 네 가지 음향 특징의 차이가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제2형 당뇨병은 혈당이 너무 높아지는 질환이다. 신체가 혈액 내 당 흡수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아 혈당 수치를 제대로 조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제2형 당뇨병은 과체중과 관련이 있으며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경우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그런데 국제 당뇨병 연맹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인의 거의 절반이 자신이 당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10초 만에 당뇨병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캐나다 온타리오 공과대의 연구진은 《메이요 클리닉 간행물 : 디지털 건강(Mayo Clinic Proceedings: Digital Health)》에 발표한 연구에서 AI가 환자의 말을 6~10초 동안 듣는 것만으로도 제2형 당뇨병 발병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도에서 모집한 267명에게 2주 동안 매일 6번씩 휴대폰에 지시받은 문장을 녹음하도록 했다. 참가자 중 192명은 이전에 비당뇨병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고, 72명은 이전에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녹음한 1만8000개의 기록에서 의사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미세한 음정 변화와 목소리 강도 등 일련의 음성 특징을 찾아내도록 AI를 훈련시켰다. 그 결과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 간에는 ‘특정 음성 피치 음’ 등 네 가지 음향 특징의 차이가 반복적이고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AI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상당한 음성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AI가 의료계의 당뇨병 검사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뇨병 전 단계와 제2형 당뇨병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혈액 검사를 포함한 값비싼 대면 진단 검사를 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검사로는 당화혈색소(A1C) 검사, 공복 혈당(FBG) 검사, 경구 포도당 내성 검사(OGTT) 등이 있으며, 모두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연구진은 “현재의 검사 방법은 많은 시간, 이동,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며 “AI를 이용한 음성 기술은 이러한 장벽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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