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공감하는 아이? 먼저 부모와 가까워야

유아기 부모와 친밀감 높은 아이, 친사회적 성향 높고 정신 건강 문제 적어

웃는 아이
유아기 부모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아이가 공감능력이 좋고 배려심이 있는 아이로 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라면 누구나 금쪽같은 내 아이를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어 한다. 이런 바람을 이루려면 유아기 시절부터 아이들과 소통하고 보다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2000~2002년에 출생한 1만 명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유아기 때 부모와 가깝게 지내며 좋은 관계를 맺은 아이들이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친절할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울증, 불안, 공격성 등 정신 건강 관련 증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 인간관계, 훈육 방식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설문지를 만들어 5세, 7세, 14세, 17세 아이를 둔 부모와 그 자녀를 인터뷰했다. 그 결과 3세 때 부모와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쌓은 아이일 수록 성장하면서 친절, 공감, 관대함, 자원봉사와 같은 친사회적 표현을 많이 할 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 부모와의 관계가 좋으면 좋을수록 친사회적 성향도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부모와 어색하거나 학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친사회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은 적은 반면 정신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컸다.

이번 연구가 양육 방식이 아이들의 정신 건강과 긍정적인 사회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제시카 스턴 미국 버지니아대 심리학자는 “이 연구는 양육이 장기적으로, 특히 문제 행동을 예방하고 건강한 정신 발달을 이끄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다”라고 평가하고 “아동의 정신 건강이 부모의 정신 건강, 돌봄, 사회경제적 지위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이오아니스 카산토니스 박사는 “자녀와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대부분 부모의 노력으로 결정된다”라면서 “부모가 유아기 자녀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자녀가 필요로 하는 것과 감정에 얼마나 빨리 제대로 반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부모를 모방하며 자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모와의 친밀하고 다정한 관계 형성이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소리를 지르거나 비난하고 체벌을 하는 등 강압적인 방식으로 훈육을 할 경우 이를 경험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혹한 훈육 보다는 공감과 친절을 바탕으로 한 ‘단호한’ 훈육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연구는 지난 7일(현지시간) 《국제 행동발달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Behavioral Development)》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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