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빛이 번쩍”…알게 모르게 시력 빼앗는 눈질환은?

눈중풍·망막박리 등 응급 망막질환, 빠른 치료가 시력 좌우

눈앞에 번쩍거리는 것이 보이거나(광시증), 날파리 같은 검은 물체들이 날아다니는 증상(비문증)이 지속될 때에도 망막박리를 의심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의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안구의 가장 안쪽 층을 형성하는데, 빛이 망막에 도달하면 사물의 상이 맺히면서 물체를 볼 수 있게 된다. 이 망막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 저하뿐 아니라 실명의 주요 원인이 된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같이 서서히 진행되는 망막병도 있고 망막혈관폐쇄나 망막박리, 망막열공 같이 갑자기 나타나는 망막병도 있다. 갑자기 나타나는 망막병들도 여러 요인에 의해 서서히 진행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망막혈관폐쇄, 망막박리, 망막열공 등은 빨리 응급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시력 저하 및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시야가 어둡고 깜박거리면 눈중풍 의심

뇌혈관이나 심혈관이 막히듯 망막의 혈관이 막히는 것을 ‘망막혈관폐쇄’(일명 눈중풍)라고 한다. 망막혈관폐쇄가 나타나면 혈액순환 장애로 망막이 붓고 출혈로 인해 시력이 갑자기 떨어진다. 시야 일부가 어둡게 보이고, 수명이 다된 형광등이 깜빡거리는 것처럼 앞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증상이 반복된다. 갑자기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심한 비문증이 생기고, 눈이 침침해지면서 선명하던 물체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막히는 혈관이 동맥인지 정맥인지에 따라 망막동맥폐쇄, 망막정맥폐쇄로 나눈다. 망막동맥폐쇄는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병의 경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망막의 중심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급격히 시력이 나빠져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생겨난다.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화급을 다툰다.

망막정맥의 중심부가 막히면 주위에 있는 모든 망막정맥이 심하게 확장되어 혈관이 터지고 망막 전체에 출혈이 발생한다. 눈의 위쪽 반, 혹은 아래쪽 반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위·아래 분지망막정맥 폐쇄일 가능성이 있다. 망막혈관폐쇄증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안과 치료뿐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과 같은 전신질환들에 대한 정기적인 종합검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

시야에 커튼이 처진다면 망막박리 조짐

망막박리란 안구의 안쪽에 부착되어 있는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눈에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망막박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망막이 안구 내벽에서 분리되면 망막에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시세포기능이 점차 떨어진다. 이를 내버려 두면 영구적인 망막위축이 발생해 실명·안구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주변부에서 시작돼 중심부로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데, 이때 눈앞에 검은 커튼이 처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앞에 번쩍거리는 것이 보이거나(광시증), 날파리 같은 검은 물체들이 날아다니는 증상(비문증)이 지속될 때에도 망막박리를 의심할 수 있다. 망막박리는 안과의 응급질환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병 시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중증 안과질환이다.

망막박리의 가족력 또는 병력, 망막열공, 고도 근시, 망막 변성, 뒤유리체 박리, 눈 외상 등 위험 요인이 겹칠수록 망막박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위험 요인에 대한 관리 및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시증·비문증 겹치면 망막열공 가능성

망막열공은 망막과 유리체가 붙어 있는 부위에서 망막이 찢어져 망막전층에 결손이 생긴 질환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열공이 점점 커질수록 눈앞에서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 눈앞에 벌레나 먼지 같은 것이 잔뜩 기어다니는 듯한 비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망막열공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아무런 이유 없이 원발성으로 생기거나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유리체망막 견인에 의해 망막이 찢어져 구멍이 생길 수 있다.

망막열공은 그 자체 만으로도 위험한 질환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없는 초기 망막열공을 발견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다.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광시증, 눈앞에 커튼으로 드리워지는 듯한 시야 결손, 일시적인 시력 저하, 눈에 외상이나 염증성 질환 등이 비문증과 함께 나타났다면 망막열공을 의심할 수 있다. 레이저 시술을 통해 망막박리로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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