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많은 이들에게 ‘파스타’ 닿길”…시작은 혈당 주도권 잡기

카카오헬스케어 '손쉬운 사용' 내세워... 내년 1월 중 출시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바일 공룡’ 카카오가 디지털 혈당관리 플랫폼을 시작으로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본격화한다.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하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가칭)’는 혈당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관리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카카오헬스케어가 1년 반만에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환자들의 일상 파고드는 ‘파스타’

‘파스타’의 핵심 가치는 ‘일상생활에서의 손쉬운 사용’이다.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지난 8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심포지엄에서 “테크 기업이 고민해야 하는 지점은 ‘같은 기술을 투입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며 일반 환자 대상 첫 사업을 당뇨 관련으로 선택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혈당 측정 데이터는 내용이 지나치게 전문적이라 의사가 그래프를 보고 판단할 수는 있어도 환자가 일상에서 혈당 관리에 참고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는 게 카카오측의 설명이다. 이에 파스타는 환자의 삶에 직관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손쉬운 앱으로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를 돕는다.

연속혈당측정기(이하 CGM)의 등장으로 당뇨 환자들은 매번 채혈을 통해 혈당을 검사해야 하는 불편함에서 벗어났다. 파스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혈당 변화 추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환자에게 제공한다. 이해하기 쉬운 데이터를 통해 환자가 ‘직접’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CGM의 글로벌 선도그룹 ‘덱스콤’, 국내기업 ‘아이센스’와 적극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해진 서비스다. 시가총액 65조 규모인 덱스콤은 CGM 분야 글로벌 선두 사업자다. 지난 12일엔 혈당 측정을 위한 효소 활성화 기간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인 차세대 CGM ‘덱스콤 G7’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아이센스 역시 지난달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CGM ‘케어센스 에어’를 출시했다.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전략을 통해 국내 점유율을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아이센스는 카카오헬스의 가장 적절한 협업 파트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미 기존에도 블루투스나 인터넷을 탑재해 다른 기기와의 연동성을 극대화한 CGM을 출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헬스는 두 기업에서 제조한 CGM을 파스타에 직접적으로 연동해 별도의 분석장치 없이 혈당 데이터를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해당 데이터를 카카오톡으로 바로 공유하는 기능을 지원해 환자의 가족이 혈당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과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카카오 측의 의도대로 파스타가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계된 혈당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웨어러블 기기와의 결합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환자들이 CGM을 사용하는 비용 때문에 느끼는 현실적인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CGM에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됐다. 다만 1형 당뇨 환자 한정이라 한계가 있다.

실제 애플과 삼성전자 등 모바일 기기 선도 기업들은 자사의 스마트워치로 혈당 측정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경쟁에 한창이다. 블룸버그 등의 외신은 “레이저 센서로 피부 아래 모세혈관을 분석한다”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을 정도다.

한국당뇨협회 정재호 사무국장도 “스마트워치를 통해 혈당 측정이 가능하다면 환자들이 느끼는 편리함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환자들이 항상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추출한 혈당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다면, CGM을 사용한다는 파스타의 현재 접근법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는 것. 

다만 파스타의 경우 혈당 관리를 넘어 식단 관리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환자가 자신이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면, 파스타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이 해당 음식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 열량, 지방, 탄수화물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미 3만 종 이상의 음식을 학습한 AI는 딥러닝 기술로 행동 패턴을 분석해 환자의 식단에 조언을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카카오헬스케어에 따르면 파스타는 현재 비공개 테스트를 마친 상태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의 등 절차를 거친 후 이르면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월 출시된다.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 [사진=카카오헬스케어]
    장자원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