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 또 임신? … 18일새 잇따라 임신해 출산

호주 30대 여성, 사상 10번째 '임신중임신'사례…모른 채 시험관아기 시술받아 또 임신

호주 여성 산드라 설이 남편과 함께 ‘임신중임신(Superfetation)’으로 태어난 두 아이를 안고 가족사진을 찍었다. [사진=호주 일간 ‘더 웨스트오스트랄리안(The West Australian)’ 켑처]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시험관아기(IVF, 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30대 호주 여성이 또 임신해 결국 두 아기(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이는 사상 10번째의 ‘임신중임신(Superfetation)’에 해당한다.

임신중임신은 두 아이가 한 자궁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임신돼 결국 ‘쌍둥이’로 태어나는 희귀한 현상이다. 즉 난자가 정자에 의해 수정돼 처음 임신한 지 며칠 또는 몇 주 후에 자궁에 두 번째로 착상하는 것이다. 과임신, 과수태, 과수정이라고도 한다. 지금까지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서 사례가 보고됐다.

2022년 8월의 일이다. 호주 퍼스에 사는 여성 산드라 설(36)은 임신했다는 걸 까마득히 모른 채 시험관아기(IVF) 시술을 받았다. 그녀는 당시 18일 후에 두 번째로 임신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산드라는 지난 4월 두 아이를 낳았다. 태어날 때 몸무게는 첫째 아이 파피(여)가 3kg, 둘째 아이 마이클(남)이 2kg이었다.

태어난 아이들은 기술적으로는 쌍둥이지만 자궁에서 보낸 시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발달 단계도 달랐다. 파피는 빨기 반사 능력이 발달했지만, 마이클은 아직 구르지도 못한 상태였다. 마이클이 한 달 정도 발달이 늦었다. 이 아기는 생후 첫 주 동안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

산드라는 이에 앞서 남편 데이비드 설(40)과의 사이에서 자연임신으로 한 번, 시험관아기 시술로 한 번 등 두 차례 출산했다. 조지아(5, 남)와 프레드(3, 남)를 낳았다.

산드라는 2022년 당시 남편의 건강 문제로 자연 임신(수정)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생리가 시작되자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남편은 2015년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 정자 수가 매우 적어 자연 임신을 할 확률이 극히 낮다는 통보를 받았다. 남편은 항암화학요법에 앞서 정자를 동결했다. 산드라는 그 정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에 성공했고 임신 37주 차에 2주 동안 병원에 입원, 출산했다.

정자는 난자를 향해 헤엄쳐간다. 그 가운데 하나의 정자가 난자와 결합해 수정에 성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험관(체외)의 수정 과정을 나타낸 개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드라는 임신중임신에 대해 “처음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매우 과학적이고 사실에 근거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난임(불임) 치료를 맡은 리처드 머피 박사는 “산드라의 인공수정 후 첫 번째 혈액검사에서 호르몬 수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쌍태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일단 난자가 수정되면 다시 임신하지 않는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는 다시 임신하는 데 필요한 배란, 수정, 착상 등 세 가지 주요 과정을 차단한다. 따라서 이들 과정이 한 사람에게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 보고된 임신중임신 사례는 모두 시험관아기(체외수정, IVF) 시술을 받는 여성에게서 발생했다.

수정란은 치료 과정에서 여성의 자궁으로 옮겨진다. 자궁에 두 개의 태아가 있으면 일반적으로 쌍둥이로 간주되기 때문에 임신중임신을 진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임신중임신의 주요 특징은 두 태아가 서로 다른 속도로 자란다는 점이다. 한편 다태임신(multifetal gestation)은 같은 때 동시에 둘 이상의 태아를 임신하는 것이다. 예컨대 일란성 쌍둥이 임신은 수정란 하나가 며칠 뒤 두 개로 나뉘며 생긴다. 이란성 쌍둥이 임신은 난자 두 개가 각각 수정돼 생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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