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백반증 환자, 너무 서러워 마세요”…사망률 25%↓

가톨릭대 연세대 공동 연구 결과 “백반증 관련 자가면역, 각종 병 위험 및 사망률 낮춰”

백반증(vitiligo)은 피부 색소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만성 피부병이다. 백반증 환자가 의외로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색소세포가 파괴돼 피부가 희끗희끗하게 변하는 백반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25%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의대와 연세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백반증 환자 10만여명(실험군)과 일반인 53만여명(대조군) 등 64만여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 저자인 가톨릭대 의대 주현정 박사(성빈센트병원 피부과)는 “백반증 환자의 사망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면 환자 상담, 건강 모니터링 및 환자를 위한 전반적인 관리 전략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암 치료에 쓰는 면역요법이 부작용으로 백반증 같은 자가면역을 일으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자가면역병인 백반증이 암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종전 연구에서는 백반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데이터베이스와 국가사망등록부를 이용해 백반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사망 원인과 사망률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백반증 환자 10만7424과 일반인 53만7120명이 포함됐다. 참가자의 사망률은 백반증 환자가 1만명 중 34.8명, 일반인은 1만명 중 45.3명이었다.

연구 결과 백반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2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반증이 있는 사람은 암을 비롯해 감염병, 혈액병, 내분비병, 신경병, 심혈관병, 호흡기병, 신장병 및 비뇨생식기병 등의 발병 및 이로 인한 사망 위험도 훨씬 더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연세대 원주의대 이솔암 박사(피부과)는 “환자의 체질량지수(BMI), 생활 습관, 동반 질환, 사망진단서 등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대규모 NHIS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는 게 이번 연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편향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통계적 방법을 활용했다.

백반증 환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암 등 각종 질병에 덜 걸리고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도 훨씬 더 낮다. 환자 스스로 자기 몸을 긍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차게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한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도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에 의하면 백반증은 탈색된 반점이 피부에 생기는 병이다. 전 세계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0.5~2%로 추정된다. 백반증의 발병 원인으로는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감수성, 멜라닌 세포의 기능적 이상, 멜라닌 세포와 각질 세포 사이의 접착 결함, 자가반응성 세포독성 T세포 등이 꼽힌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백반증 자체의 자가면역 메커니즘에 의한 것인지, 광선치료 등 백반증 치료 방식의 예상치 못한 효과 때문인지 추가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배정민 박사(힐하우스 피부과, 논문 제출 당시 가톨릭대 의대 피부과 교수)는 “임상 의사로서의 목표 중 하나는 백반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박사는 “백반증과 관련된 자가면역은 각종 병에 걸릴 위험(이환율)과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All-cause and cause-specific mortality among patients with vitiligo: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study in Korea)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인베스티게이티브 더마톨로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실렸다. 이 학술지는 의학·과학·기술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가 발행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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