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위험 42% 껑충…노년기 혈압약 ‘깜박’ 안되는 이유

한국·미국·이탈리아 등 15개국 약 3만4000명 분석

노년기 고혈압을 적극 치료하지 않으면 치매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 고혈압을 방치하면 치매 위험성이 42%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미국의학협회(AM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5개국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컨소시엄(COSMIC)은 전 세계에서 이뤄진 고혈압과 치매 관련 17개의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치매를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이 뇌출혈을 유발해 뇌졸중이 생기면 언어 장애, 기억력 상실, 치매 등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에서는 중년기에 발생하는 고혈압은 치매 위험을 약 60%,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25% 정도 높였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노년기가 될수록 고혈압과 치매의 연관성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 노년기의 수축기 혈압이나 이완기 혈압이 치매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근거 수준이 높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그동안 나라별로 진행된 역학연구에 참여한 60~110세 고령자 3만4519명(평균나이 72.5세)을 대상으로 노년기 고혈압 치료와 치매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은 노인은 혈압이 정상인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42%나 높았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은 노인은 혈압약으로 고혈압을 치료한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26% 높았다.

한편, 고혈압이지만 혈압약을 복용한 노인은 혈압이 정상인 노인보다 치매 위험이 13% 높았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고혈압 치료와 치매 위험성의 연관성은 연령, 성별, 인종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연구에 참여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노년기에 생길 수 있는 치매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치매는 현재까지 발생 메커니즘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고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치매의 50~6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 기능 장애가 심해져 악화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해야 한다. 일상에서 바둑, 카드놀이, 글쓰기, 독서 등 두뇌 회전을 할 수 있는 놀이가 치매를 막는 데 도움된다. 뇌경색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당뇨 등에 걸리지 않게 식습관과 운동을 조절하고, 해당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이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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