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달고 살다 ‘사오정’ 되는 젊은이들

[이요세의 건강요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의 15%는 청력에 크고 작은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아 1000명 중 1~2명에서 선천적으로 난청이 생긴다고 한다. 나이 들어 귀가 자연스럽게 어두워지는 노인성 난청은 65세 이상에서 10명 중 약 4명이다. 시끄러운 소리에 귀를 노출시켜 생기는 소음성 난청 또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어폰을 달고 사는 경우, 난청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남의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면 ‘사오정’ 소리를 듣는다. 청력의 저하는 소통을 가로막는 ‘빨간불’이다.

대한이과학회에 따르면, 난청이란 청력이 부분적으로, 혹은 전부 소실된 상태를 말한다. 원인이 부위별로 외이, 중이, 내이, 청신경 등 매우 다양하고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심할 경우 난청은 단순히 안 들리는데 그치지 않고 말하는 법까지 잊게 만드는 등 의사소통의 단절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난청은 소리의 전달경로 중 어떤 부위에 이상이 생겨 전달이 차단되면서 발생하므로 치료 역시 그 원인을 제거하는데 중점이 두어진다. 외이(外耳)의 경우 외이도염으로 인해 외이도가 좁아졌거나 선천적인 기형으로 막혔을 때 청력이 떨어진다. 중이(中耳)의 질환으로는 급·만성 중이염, 외상, 기형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고막이 뚫리거나 이소골(소리를 증폭해 내이에 전달하는 기관)의 연결이 차단되었을 때 난청이 유발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내이(內耳)는 선천적으로 청신경 계통에 이상이 있을 때를 비롯해 나이가 듦에 따라 청력이 약해졌거나 직업적으로 오랜 기간 소음에 노출됐을 때 난청이 된다. 달팽이관을 비롯한 청신경이 손상되면 치료가 어렵다.

30대·40대 돌발성 난청 주의해야

소아기의 중이염을 방치할 경우 언어발달이 늦어질 뿐 아니라 내이염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발견 및 치료에 유의해야 한다. 평소 시끄러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적어도 연간 1회 정도의 정기적인 청각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하면 신생아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수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갑작스럽게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은 3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나타난다.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하는 돌발성 난청은 대부분 한쪽 귀에 온다. 이때 빠른 진료가 매우 중요하다.

선천성 난청의 경우 조기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두뇌가 변화에 유동적으로 적응하는 가소성이 시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난청을 교정해 주었을 때, 대뇌의 청각 부분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선천성 난청의 경우 청각 재활이 조기에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조기 진단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신생아 난청선별검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매년 9월 9일은 귀 질환 분야의 전문학회인 이과학회에서 정한 ‘귀의 날’이다. 이과학회는 올해 ‘제57회 귀의 날’을 맞아 “보다 온전한 난청선별검사를 위해서는 신생아뿐 아니라 학령기에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난청 아이들, ADHD 비슷한 증세

아이들의 청력에 문제가 있으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비슷한 언행을 하기 때문에 ADHD가 의심되는 경우 청력 검사를 추가로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ADHD 증상과 혼동하기 쉬운 난청의 대표적인 증상은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목소리가 커지며 상대방이 말을 할 때 듣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거나 안절부절못하는 경우 등이다. 큰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말하는 상대방의 입을 유심히 쳐다보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경우 등도 난청의 주요 징후다.

다음은 난청을 예방하는 생활수칙이다. 하나, 시끄러운 곳에 가급적 가지 않는다. 둘, 과도한 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는다. 셋, 귀를 함부로 파지 않는다. 넷, 독감·감기에 안 걸리게 조심한다. 다섯, 중이염을 조심하고 잘 치료한다. 여섯, 항생제 장기투여에 유의한다. 일곱,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볼륨을 50% 이하로 하라. 여덟, 30분 이상 음악을 들으면 5~10분간은 쉬어라. 아홉, 이어폰을 달고 사는 습관을 버려라. 열, 1년에 한 번은 병원에서 청각 검사를 한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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