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보다 10배 더 위험한 약물이 돌기 시작했다

1950년대 개발됐지만 미승인 약물 니타젠도 길거리 마약화

1950년대에 진통제로 처음 개발된 니타젠은 궁극적으로 의료용으로 승인되지 않았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사람들 관심 밖의 약물이었다가 펜타닐이 유행하면서 덩달아 길거리 마약 공급망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아편성 진통제(opioid)에서 길거리 마약으로 변신한 펜타닐보다 10배는 더 위험한 또다른 합성약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USF) 리하이 밸리 헬스 네트워크(LVHN)-모르사니 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펜타닐과 함께 유행하기 시작한 아편성 진통제 니타젠(nitazene)이 문제의 약물이다. 1950년대에 진통제로 처음 개발된 니타젠은 궁극적으로 의료용으로 승인되지 않았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사람들 관심 밖의 약물이었다가 펜타닐이 유행하면서 덩달아 길거리 마약 공급망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약 200건의 니타젠 관련 과다 복용 사망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니타젠에 대한 정확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베들레헴에 있는 USF LVHN-모르사니 의대 연구진은 이 니타젠의 위험성을 조사한 결과 모르핀보다 1000배 더 강력하며 펜타닐보다 10배 더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니타젠 과다 복용이 펜타닐 과다 복용보다 더 심각하고 치료가 어려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추가로 발견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알렉산드라 아마두치 교수(응급의학 및 독성학)는 나타젠이 “동일한 효과를 내기 위해 더 적은 양의 약물이 필요하고 환자가 더 쉽게 과다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위험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2020년~2022년 약물 과다복용 환자 2300여명 중에서 실험실 검사를 받은 537명의 의료기록을 조사했다. 그 중에서 2% 미만인 9명(남성 4명, 여성 5명)이 니타젠 계열 마편성 약물(브로르핀, 이소토니타젠, 메토니타젠 및/또는 N-피페리디닐 에토니타젠) 중 하나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연령대는 20세에서 57세까지 다양했다. 또 11명의 환자는 펜타닐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연구진은 이후 각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날록손의 양을 기준으로 과다 복용의 심각성을 비교 평가했다. 주사 또는 비강 스프레이를 통해 제공되는 날록손은 오피오이드의 영향을 빠르게 역전시키고 차단하여 호흡이 느려지거나 심지어 멈춘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오피오이드 치료제다.

아마두치 교수는 니타젠 과다복용이 “헤로인과 펜타닐 과다복용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환자들이 과다복용을 되돌리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날록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불법 펜타닐 생산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규제가 통과되자 마약상들이 들키지 않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대체제를 찾다가 니타젠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니타젠은 과다복용하기 더 쉬우며 과다복용했을 때 치료하기가 더 힘든 약물”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라민 모즈타바이 교수(정신건강학)는 “모든 아편성 진통제는 호흡 및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고용량 복용 시 치명적일 수 있지만 이를 더 강력하게 합성할 경우 소량으로도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약물은 헤로인이나 다른 불법 약물과 혼합돼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편성 진통제를 처음 접한 사람의 몸은 그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다”며 날록손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널리 배포하고 그 위험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08868)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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