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대시한 그 남자… 그냥 취해서가 아니었다고?

비어고글 효과... 다 매력적인게 아니라 이미 매력적인 상대에게 대시

술자리서 건배를 하고 있는 사람들
술을 마시면 상대방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속설은 틀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어 고글(beer goggles)’은 맥주를 마시면 고글(안경)을 쓴 것처럼 된 상태, 즉 술에 취해 눈에 콩깍지가 씌어 누구나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애주가들은 이런 현상이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미국 스탠퍼드예방연구센터와 피츠버그대 알코올 및 흡연 연구소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술이 다른 사람들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술기운 때문에 이미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술에 취하면 다른 사람들이 더 멋지게 보인다는 통념은 오랫동안 유지돼 왔지만 그 현상은 체계적으로 연구되지 않았다”며 “‘비어 고글’ 효과는 때때로 문헌에 나타나지만 예상만큼 일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연구들은 일반적으로 참가자들이 술에 취하기 전과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단순히 사진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매력을 평가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반면에 이번 연구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요소, 즉 평가를 받은 사람들을 만날 가능성을 추가했다.

이미 매력적이라 생각한 상대에게 대시.. 술이 용기를 북돋아 

연구팀은 20대 남자 친구 18쌍을 대상으로 사진과 영상에서 본 사람들의 매력을 평가하게 했다. 짝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은 술과 관련된 사회적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상호 작용을 구체적으로 모방하기 위해서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사진과 영상 속 사람들의 매력을 평가한 뒤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실험에서 이 사람들 중 한 명과 교류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알려줬다. 참가자들은 한 쌍별로 한 번은 술을 마시고, 또 한 번은 무알코올 음료를 마신 뒤 실험실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그 결과 연구팀은 ‘비어 고글’ 현상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 ‘비어 고글’ 현상은 참가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파악하는지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술을 마시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려는 남성의 욕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술을 마셨을 때는 만날 가능성이 있는 가장 매력적인 4명의 후보 중 하나를 고를 가능성이 거의 두 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술은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상대와 교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술은 남성 그리고 여성에게도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용기를 제공하며,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 가질 수 있는 수줍음과 주저함을 극복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Beer Goggles or Liquid Courage? Alcohol, Attractiveness Perceptions, and Partner Selection Among Men)는 ‘알코올과 마약에 관한 연구 저널(Journal of Studies on Alcohol and Drugs)’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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