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덜 익히면 큰일?…. 도대체 몇 번 뒤집어야 하나

삼겹살 두께에 따라 뒤집는 횟수도 달라... 구이가 가장 맛있어

항상 삼겹살에 따라오는 난제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얼마나 익혀야 하느냐의 문제, 다른 하나는 얼마나 뒤집어야 하느냐의 문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인의 소울푸드 대표주자 삼겹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삼겹살을 굽는다. 항상 삼겹살에 따라오는 난제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얼마나 익혀야 하느냐의 문제, 다른 하나는 얼마나 뒤집어야 하느냐의 문제다. 물론 답은 없다. 익히는 것은 각자의 입맛에 맞게, 뒤집는 것도 각자의 방식에 맞게. 그럼에도 따져볼 일은 얼마나 익히느냐, 얼마나 자주 뒤집어야 ‘Best of best 삼겹살로 구워지느냐’일 것이다.

삼겹살, 얼마나 익혀먹어야 하나
소고기와 달리 돼지고기는 속까지 잘 익혀 먹는게 정설이다. 하지만 요즘 트렌드는 돼지고기도 육즙을 느끼며 먹는다는 것. 식성에 맞게 육즙을 즐길만큼 덜 익혀 먹어도 괜찮다. 하지만 아직은 소고기 굽듯하는 레어(rare) 혹은 미디움레어(medium rare)는 피하는 것이 좋다. 소고기보다 육이 질길 뿐더러 삼겹살은 고루 익혀야 더 담백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익혀먹지 않을 때 우려 되는 것은 간염 바이러스다. 과거보다 사례가 많이 줄긴 했지만 덜 익힌 돼지를 먹으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입을 통해 음식물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나가거나 2~8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 발열, 식욕 저하, 복통, 관절통, 황달, 피로감을 보이기도 한다. 1% 정도의 확률로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돼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예전에는 변을 먹인 돼지로 인해 그 돼지고기를 먹으면 바이러스, 기생충 등 각종 감염병에도 노출될 수 있다고 여겼다. 돼지 근육 속의 기생충이 사람 소장까지 들어와 기생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 기생충이 소장 벽을 뚫고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면 ‘신경낭미충증’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덜 익힌 돼지는 절대 먹지마라’는 무시무시한 경고였다.

덜 익은 삼겹살은 젓가락으로도 뒤집지 마라할 정도였지만, 이는 더 이상 지금 세대에 맞지 않는 속설로 일단락 됐다. 1990년대 이후로 사육환경에서 정해진 사료만 먹여오기 때문에  이런 기생충에 감염된 돼지는 사실상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하며, 국내산 돼지로 인해 감염병 위험성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이 기생충은 멕시코 남미 아프리카 인도 지역에서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들 지역에서 수입되는 돼지고기도 없으므로, 해당지역 여행시에만 주의하면 된다.

결론은? 덜 익힌 삼겹살로 인한 기생충 감염은 매우 드문 일이고, E형 간염 바이러스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럽산 고기를 먹을 때는 특히 잘 익혀먹도록 한다. 이 전에 영국공중보건국(PHE)이 유럽 내 E형 간염의 원인이 돼지고기 가공식품 소비와 관련 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삼겹살은 한 번만 뒤집어야 하나
두툼한 삼겹살을 올려놓고 ‘자주 뒤집지 마라’는 이야기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자칭 삼겹살 고수라는 사람들은 한 번만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굳이 한 번일 필요는 없다. 한 번만 뒤집으나 여러 번 뒤집으나 육즙의 손실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겹살을 몇 번 뒤집을지는 원육의 두께에 따라 다르게 하면 된다. 1.5~2cm의 도톰한 삼겹살을 굽는다면, 여러 번 뒤집어 주면서 속까지 잘 익혀준다. 0.7cm에 이르는 일반적인 두께 삼겹살을 굽는 경우라면, 한 번 뒤집는 것만으로도 속까지 익히기에 충분하다.

원육의 두께, 불의 화력, 굽는 철판 등이 모두 다르므로 뒤집는 횟수와 시간 간격을 획일하긴 어렵다. 다만 평균적으로 30초~1분 정도에 한 번씩 뒤집으면서 고루 익혀주는 것이 좋다.

삼겹살은 찌면 지방함량 줄고, 굽는 게 제일 맛있다
삼겹살 조리시 어떤 가열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고기의 질이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는 도구마다 에너지 전달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가 열원(열을 공급하거나 흡수하는 물체)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할 때 열전달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수분ㆍ단백질ㆍ지방 함량이 달라진다.

한국식품연구원 산업기반연구본부 전기홍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삼겹살을 숯불에서 구우면 지방 함량(100g당)이 33.2g으로 최고치에 이른다. 삼겹살을 찌면 지방 함량(100g당)이 23.6g으로 최저치다. 같은 양의 삼겹살을 먹는다고 가정했을 때 고기를 찌면 숯불구이에 비해 지방을 41%나 덜 섭취하는 셈이다.

삼겹살은 삶거나 찔 때 지방함량이 가장 낮았다. 이 때문에 만약 지방과 칼로리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면, 직화 등 굽기보다 삶거나 찌는 방법(수육 보쌈 종류)으로 조리해 먹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의 전반적인 맛 평가에선 삼겹살의 경우 전기그릴 구이, 목살은 팬 구이가 가장맛있다는 점수를 받았다. 찌거나 삶은 고기는 최저 점수를 받았다. 역시 삼겹살은 구워야 제 맛이고, 몸에 이로운 고기(삶거나 찌거나) 맛은 떨어진다는 속설이 통한 결과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는 마늘을 함께 먹으면 좋다. 마늘 속 알리신은 비타민 B1과 결합하면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 해소와 정력 증강에 도움 준다. 이 때문에 비타민 B1이 풍부한 돼지고기와 마늘은 찰떡궁합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고기류를 구울 때 발생하는 독성인 벤조피렌의 독성을 낮추는 데 양파나 마늘, 상추 등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곁들이는 채소로 발암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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