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 심부전약 입지 다질까…SGLT-2 억제제의 변신

2014년 당뇨약으로 첫 선, 유럽심장학회서 심장 및 신장병 등 임상 추가 공개

포시가 제품사진. [사진=아스트라제네카]

‘SGLT-2 억제제’의 처방 영역이 갈수록 확장되는 모양새다. 9년 전 제2형 당뇨약으로 첫 선을 보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포시가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 허가를 받은 직후 당뇨병에 이어 신장병과 심장병 전문약으로도 처방 범위를 넓힌 상황이다.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선 SGLT-2 억제제 포시가의 최신 임상 결과가 여러 건 발표됐다. 과학세션에서 총 9건의 임상 발표에 더해 7개의 논문 포스터를 공개하며 치료제의 임상적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포시가는 제2형 당뇨약으로 첫 출발점에 섰다. 신장의 포도당 재흡수 통로인 SGLT-2를 경쟁적으로 억제해, 혈중 표도당을 소변으로 배출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약물 메커니즘을 활용해 체중 감소를 비롯한 신장병 및 심부전 발생 위험을 줄인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확인한 것이다.

실제로 포시가는 이 같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최근 5년 동안 전 세계 100개 국가 이상에서 심박출률이 감소한 심부전 및 만성 신장병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앞으로 출시될 신약들 대부분은 단일 질환보다는 여러 장기와 동반 질환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집중 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치료제 개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학회에서는 신기능이 떨어진 만성 신부전 환자와 심부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임상 결과 등이 다양하게 발표됐다. 특히,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발생을 줄이는 임상 결과는 학계 주목을 받았다. 해당 연구는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 수치가 25 이하로 감소한 만성 신부전 환자들에서 포시가의 실효성이 높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였다.

아스트라제네카 심혈관 및 신장대사사업부문(CVRM) 의학부 부사장인 헬렌 예 박사는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심혈관 위험도가 현저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심부전과 만성 신장병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준다. 포시가를 이들 환자에 사용했을 때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좌심실 박출률이 감소한 심부전 환자가 병원에 입원한 직후 포시가 등의 치료가 시작되기까지 평균 200일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된다”며 “이는 환자에 올바른 의약품이 제공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주요 국내외 심부전 진료지침에서는 만성 심부전 환자에 1차 치료제로 SGLT-2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대한심부전학회도 ‘2022 심부전 진료지침’을 통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환자에서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계 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가장 높은 수준인 Class 1(Level of Evidence B) 약물로 추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의 임상적 유용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심부전과 COPD의 상호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코호트 분석에서 COPD가 재발한 환자에서는 심폐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포시가는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치료제로 허가받은 뒤, 올해 6월 좌심실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및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받았다.

현재 시장을 대표하는 SGLT-2 억제제로는 포시가 및 일라이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개발한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경쟁 중이다. 두 약품은 지난해 총 105억 달러(한화 13조8915억 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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