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종이나 암 유발…남성 3명 중 1명 걸린 성병?

전세계 15세 이상 대상 통계…WHO "남성들 감염 통제 적극적으로 나서야"

남성들도 성병을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15세 이상 남성 3명 중 1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성들을 상대로 감염 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학술 저널 랜싯에 발표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3명 중 1명의 남성이 HPV에 감염됐으며, 5명 중 1명은 고위험 또는 발암성이 있는 HPV 유형에 감염됐다. HPV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성 매개 바이러스 감염이다. 성 활동으로 전파될 수 있는 HPV 종류는 200종 이상이며, 그 중 적어도 12종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HPV의 일종인 남성 생식기 사마귀가 증가하고 있다.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이승주 회장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식기 사마귀 유병률은 지난 2010년 2만 5,208명에서 2019년 6만 5,203명으로 10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이 중 만 18~24세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유병률이 높았으나 만 25~29세에서는 남성이 더 높았다.

2023년 7월까지 6개월간 HPV 누적 환자 신고는 709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6155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13.2% 증가했다.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HPV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손이나 발바닥, 얼굴 등의 피부나 성기에 사마귀가 생길 수 있다. [그래픽=아산병원]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HPV는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손이나 발바닥, 얼굴 등의 피부나 성기에 사마귀가 생길 수 있다. 고위험군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해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 HPV는 음경암, 항문암, 구강인두암과도 관련이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2018년 HPV에 의해 남성에서 약 6만 9400 건의 암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HPV 질병률 및 사망률을 줄이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 정책에 남성도 적극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HPV 감염을 막아주는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여성들에게 보급률이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역시 여성 청소년 대상 무료 접종 등 정책이 나왔다. 반면 남성의 백신 접종률은 여성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HO가 남성들을 대상으로 감염 통제를 강력하게 주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매월 셋째주 목요일에 온라인으로 HPV를 포함한 성 매개 감염병 감시 월간 소식지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표본감시 중인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증(HPV)의 월별신고현황에 기초한 통계를 수록한다.

◆기사 작성 도움: 최혜림 인턴 기자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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