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시경, 요구르트 한 병으로 대체?

박테리아로 대장암 세포 찾아낼 수 있어

요구르트를 마시는 것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 검진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검사는 대장내시경이다.

그러나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어서 피해갈 수 없는 필수 검진 항목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요구르트를 마시는 것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몸속에 숨은 암을 조작된 미생물이 찾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과학진흥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과학(Science)》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박테리아로 대장암 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종양은 DNA를 주변 환경에 퍼트리거나 흘리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이 DNA를 분석할 수 있다. 하지만 DNA가 방출되는 곳에서는 감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주변 환경에서 DNA를 채집하는 능력으로 잘 알려진 도둑 박테리아인 아시네토박터 베일리(Acinetobacter baylyi)를 이용했다.

채집 능력(천연 역량이라고 함)을 사용해 아시네토박터 베일리는 자신의 게놈에 편리한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유전적 레시피를 제공할 수 있는 DNA 덩어리를 합쳐지도록 한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대장암 세포와 대장 종양을 보유한 생쥐에서 흘러나온 DNA 조각을 감지하도록 아시네토박터 베일리를 설계했다.

아시네토박터 베일리가 종양 DNA를 발견하면 그 물질을 자신의 게놈에 통합해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도록 한 것이다.

이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숙주인 사람의 대변에서 추출된 아시네토박터 베일리는 항생제가 포함된 한천 배양 접시에서 자라게 되고 이는 곧 암세포가 발견됐다는 신호가 된다.

연구진은 “현미경으로 종양 DNA를 흡수한 박테리아를 보았을 때 정말 놀랐다”며 “‘바이오 센스’가 복잡한 생태계 내에서 대장암 DNA를 포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이 만든 바이오 센서는 대장암의 약 40%, 폐암의 1/3, 췌장암의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특정 KRAS 돌연변이를 감지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아시네토박터 베일리를 사람에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입으로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고, 대변 샘플에서 암세포를 안정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는 것이 먼저 검증돼야 한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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