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병실 스마트 종합병원 가능할까?

[김영훈의 참의사 찐병원]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병원

1인 1병실 스마트 종합병원 가능할까?
스마트 시티의 헬스 케어 항목에는 원격 진료, AI 기반 스마트 문진, 스마트 응급 호출, 드론 활용 긴급 구조 등이 담겨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10년대 이후 지금까지 회자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스마트 시티(Smart city)이다. 《시사상식사전》에서는 ‘첨단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해 도시 생활이 유발하는 교통, 환경, 주거 문제, 시설 비효율 등을 해결하여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똑똑한 도시’라고 정의한다.

핵심은 ‘쾌적한 삶’이다. 스마트 시티를 주관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스마트 도시 조성 및 산업 진흥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도시의 경쟁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건설·정보 통신 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건설된 도시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서 고갱이는 ‘삶의 질 향상’이다. 이를 위하여 ‘신산업 플랫폼’, ‘도시의 지속 가능성’, ‘시민의 삶의 질’ 세 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한다. ‘신산업 플랫폼’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 공유 경제, 로봇 등이 포함되고, ‘도시의 지속 가능성’에는 자원, 환경, 거버넌스가 포함되며, ‘시민 삶의 질’에는 비용, 시간, 안전이 들어 있다. 즉, 자율 주행 자동차가 주로 운행되며, 환경이 개선되고, 비용과 시간이 절약되며, 안전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모든 바탕에는 정보 통신 기술(ICT)이 깔려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20여 곳이 넘는 곳에서 스마트 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스마트 시티가 과연 무엇인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탈리아의 스마트 시티 전문가 안드레아 소리는 스마트 시티의 6가지 주요 목표를 이렇게 설정했다.

①서비스의 효율성: 공공 리소스의 사용을 최적화하고 고품질의 시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 ② 지속 가능성: 환경적 영향을 우선적 기반으로 도시의 성장과 개발을 추진하는 도시.
③이동성: 시민, 노동자, 방문객들이 더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도시.
④안전 및 보안: 일상생활 및 특별한 행사의 공공 안전 및 보안성을 높이고, 응급 상황 및 재난 재해에 최선의 준비 태세를 갖춘 도시.
⑤경제 성장: 기업, 투자자, 시민, 방문객들을 끌어들이는 도시.
⑥도시 평판: 도시의 이미지와 평판을 계속 올려 주는 도시.

이러한 목표들을 종합하면 ‘거주 적합성’Livability이 뛰어난 도시가 스마트 시티이다(출처: https://www.axis.com).

국내 S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시티의 7대 혁신 요소는 교통, 헬스 케어, 교육, 에너지, 거버넌스, 문화, 일자리이다. 교육 부문을 보면 에듀테크, 온라인 교육, 국제 표준 교육, 3D 프린터, 메이킹 공간, 개인 맞춤 학습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는 즉각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 ‘교육 시스템이 아무리 현대화된다 해도 도시 내에 4년제 종합대학이 없다면 그 도시는 스마트 도시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경찰관의 시각에서는 종합 치안 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 도시의 범죄율이 0이라 할지라도 경찰서가 있어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고,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어두운 밤에 경찰서(혹은 파출소) 네온사인을 보면 안도감을 가진다.

헬스 케어 항목에는 원격 진료, AI 기반 스마트 문진, 스마트 응급 호출, 드론 활용 긴급 구조 등이 담겨 있다. 모두 필요한 것이지만 첨단 시설을 갖 춘 대형 종합병원이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스마트 시티가 된다. 갑작스럽게 몸이 아플 때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119에 연결되고, 구급차가 5분 이내에 온다 해도 그 도시에 병원이 없어 이웃 도시로 가야 한다면 스마트한 상황이 아니다.

500년 전에 토머스 모어는 54개 도시에 각 4개씩 모두 216개의 병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야별로 작은 병원이 다양하게 있는 것도 필요하지만, 미래에는 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 종합병원이 지역별로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 또한 그 병원의 입원실은 4인, 6인의 다인실이 아니라 전체가 1~2인실로 이루어져야 한다.

300개 병상 이상의 병원을 지을 때 1인실 병실로만 만드는 일이 과연 가능한지를 두고 논란이 많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1인 병실 욕구가 높아졌다. 생활 수준의 향상도 한몫을 하고 있으며 프라이버시 보호 요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오래전에 E 대 병원을 신축하면서 전 병상 1인실제를 하겠다고 했으나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보류되었었다. 시대보다 너무 빠른 결정이지 않았나 싶다. 일본의 아시카가(足利)적십자병원은 전 병상 1인실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크기가 작은 무료 환자용의 1인실 면적은 16.9㎡이다. 상당수 병원 건축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나라의 1인 병실은 18㎡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미래의 스마트 병원이 꼭 갖추어야 할 요소 중 하나이다.

    김영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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