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는 ‘이 기름’, 대장염 유발한다?

콩기름의 60%를 구성하는 리놀레산 많아지면 염증 억제 안돼

콩기름이 많이 함유된 식단을 먹은 생쥐가 대장염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식물성 식용유인 콩기름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궤양성 대장염이 유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내장 미생물(Gut Microbes)》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UC리버사이드)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데이비스)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콩기름은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간다. 미국의 1인당 콩기름 소비량은 20세기 동안 1000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의 동물실험에 따르면 콩기름이 많이 함유된 식단을 먹은 생쥐가 대장염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그 범인으로 콩기름의 최대 60%를 구성하는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레산을 지목했다. 소량의 리놀레산은 신체의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경우 하루 에너지의 10%를 리놀레산에서 얻는데 실제론 1~2% 정도만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리놀레산은 어떻게 장염을 촉진하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의 염증성 장질환(IBD)과 리놀레산 함유량이 많은 식단의 연관성을 밝힌 이전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생쥐 대상의 이전 연구에서도 생쥐의 높은 콩기름 소비와 비만 및 당뇨병이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리놀레산이 어떻게 내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기 위해 생쥐에게 리놀렌산 함유량이 많은 콩기름을 먹였다. 그러자 쥐 내장의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의 비율이 뒤집혔다. 이는 염증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지질 기반 분자인 엔도카나비노이드(대마초의 카나비노이드 성분과 유사한 성분으로 체내에서 합성됨)의 감소로 이어졌다.

지방산을 대사하는 효소는 “두 경로(오메가-3와 오메가-6) 사이에서 공유된다”고 연구진의 한 명인 UC리버사이드의 프란시스 슬레이드크 교수(세포생물학)는 밝혔다. 따라서 “시스템이 리놀레산으로 가득 차게 되면 오메가-3 지방산을 좋은 엔도카나비노이드로 대사할 수 있는 효소가 줄어들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내장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시켜

논문을 검토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푸냥가니 데 실바 교수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 내장 통증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과 염증 사이의 관계는 아직 완전히 규명된 것이 아니다. 데 실바 교수는 “이것은 리놀레산과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첫 번째 논문 중 하나”라며 연구진은 “리놀레산이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에 대한 영향을 통해 염증을 증가시킨다는 새로운 잠재적 메커니즘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콩기름을 먹인 생쥐의 내장 마이크로바이옴은 또한 리놀레산을 탄소원으로 사용하여 성장하는 박테리아의 일종인 부착성 침습성 대장균의 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박테리아의 “매우 가까운 친척”이 인간의 IBD와 관련이 있다고 슬레이드크 교수는 말했다.

연구진은 대사체학(metabolomics)이라고 알려진 방법을 사용해 생쥐의 장 세포와 박테리아 모두에서 3000개의 대사체를 연구했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두 가지 모두에서 감소했다. 슬레이드크 교수는 “박테리아가 엔도카나비노이드를 만든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우리는 꽤 놀랐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 유산균 같은 유익한 박테리아는 사라졌다. 해당 생쥐들에서는 또한 생쥐의 비만 및 인간의 대장염과 관련이 있는 옥실리핀의 수치가 증가했다.

리놀레산 함유량이 많은 식단, 장 누수 유발

리놀레산은 HNF-4α로 알려진 단백질과 결합한다. 이 단백질의 발현을 방해하면 장 장벽이 약해져 독소가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콩기름을 먹인 생쥐는 단백질 수치가 감소하고 장 장벽에서 누수가 많이 발생해 염증과 대장염의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UC리버사이드의 푸남조 데올 교수는 “HNF-4α 단백질은 생쥐나 사람이나 똑같이 보존되기 때문에 쥐 내장에서 발생한 일이 인간에게도 유사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 실바 교수는 콩기름 대신 올리브유를 쓰는 것이 “오메가-6 대비 오메가-3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아마씨와 호두처럼 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을 포함한 다양한 식단의 섭취를 권했다.

데올 교수는 “IBD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잠재적인 치료법”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연구되고 있다면서 리놀레산이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좀 더 심층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19490976.2023.222994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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