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에서 수영 전 샤워, 꼭 해야 할까?

물놀이 전 샤워해야 하는 이유, 질병 일으키는 세균 오염 막을 수 있어

피서철을 맞아 워터파크, 수영장 등의 이용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외로 워터파크에서 물놀이 전 샤워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에 워터파크에 갔는데, 샤워장 입구에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더라구요. 보니까 수영복 입고 나오는 사람들이 죄다 바로 수영장으로 들어가던데… 저희 가족만 샤워를 하니까 아이들이 왜 우리만 하냐고 오히려 묻더라고요. 공중 수영장이나 워터파크에선 물놀이 전 샤워가 기본 수칙 아닌가요?”

실제로 워터파크 이용객이 전한 말이다. 피서철을 맞아 워터파크, 수영장 등의 이용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외로 워터파크에서 물놀이 전 샤워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기 전에 샤워 수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물놀이할 때 물을 삼키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더 신경써야 할 것이 수영 전 샤워를 하는 것이다.

수영장에 도착하기 전 몸에 붙어 있던 먼지나 세균 등을 닦아내지 않은 채 물에 들어가면 물을 오염시켜 다양한 질병을 퍼트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영 전 샤워를 하지 않고 들어갈 경우 물 안에 오염될 세균이 얼마나 퍼질지는 상상 그 이상이다.

이로 인해 물놀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내외 수영장, 워터파크, 관상용 물, 강, 호수, 바다 등에서 오염된 물에 귀, 피부, 눈, 상처 부위, 내부 장기 등이 기생충, 편모충, 이질, 노로바이러스, 대장균 등에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피부 발진은 물론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람들 의외로 샤워 수칙 지키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워터파크 물이 깨끗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안전 수칙과 그 위험 질병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실제로 미국 미시간대학 의대 매튜 데이비스 박사팀이 5~12세 어린 자녀를 둔 부모 865명을 대상으로 워터파크에서의 안전수칙과 위험 질병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응답한 부모 가운데 553명(64%)이 물놀이 질병을 예방하려면 ‘수영장 물을 삼키지 않기’라고 여기고 있었다. 부모 중 224명(25.9%)만 ‘수영 전 샤워하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많은 사람들이 물을 통해 병에 감염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물놀이 전 샤워가 왜 필요한지 모르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해마다 1만 명 이상이 물놀이 질병으로 사망한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걱정하는 익사 위험보다 물놀이 질병이 훨씬 위험하다.

수영 전에 샤워, 왜 꼭 해야 할까?

연구진에 따르면 수영 전 샤워를 해야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과 같은 균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크립토스포리디움은 물에서 감염되는 대표적인 병원체로 직접적인 동물 접촉, 감염자와의 접촉, 물에 의한 전파 등으로 감염된다.

염소 소독으로는 제거할 수 없고 습한 환경에서는 2~3개월간 감염성을 유지한다. 이 균에 감염되면 장염과 비슷한 설사, 복통, 구토, 열 등의 증세를 나타낸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탈수와 영양 부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끈질기고 위험한 균이다.

이런 균을 그대로 가지고 물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자신은 물론 아이를 씻기지 않고 물에 들어가게 하는 부모는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 다른 자녀,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 수영장 물을 삼키지 않는 것보다 씻겨서 물에 들여보내는 게 먼저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물론 모두 위생적인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수영장 안에서 소변을 보거나 침을 뱉는 등의 역겨운 행동도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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