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날씨, 폭염 아닌 ‘화염’? … “화상 병동 미어터져”

일주일간 46도 넘나드는 더위

지나치게 높은 기온 탓에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화상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후 변화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심각한 폭염이 덮쳐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사람들이 넘어져 땅에 닿기만 해도 화상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NBC 뉴스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애리조나의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폭염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지난 토요일까지 6일 동안 섭씨 약 46도 이상의 기온이 계속되었다. 이로 인해 오후에는 아스팔트나 포장도로가 섭씨 약 82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 때문에 길에 넘어져도 화상을 입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CNN은 “애리조나 화상센터에 있는 45개 병상은 한 개도 빠짐없이 꽉 찼으며 환자 3명 중 1명은 넘어지면서 피부가 땅에 닿아 화상을 입었다”면서 “밝은 색을 가진 콘크리트는 햇빛을 일부 반사할 수 있지만, 아스팔트는 색이 어둡고 밀도가 높기 때문에 햇볕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화상 센터의 화상 서비스 책임자인 케빈 포스터 박사는 CNN에 “몇 초의 접촉만으로도 심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면서 “10~20분 정도 포장도로를 밟은 사람의 경우에는 피부가 완전히 파괴되고 피부 손상이 깊숙이 침투해 3도 화상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에는 수 차례의 수술과 수년 간의 재건 수술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폭염이 이어질 경우 일사병이나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온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조절을 위해 땀을 흘린다.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기 쉽다. 이때 어지럼증과 갈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열탈진으로 불리는 일사병이 걸리면 어지럼증, 두통, 구토 등이 생긴다. 이때 그늘에서 쉬거나 전해질 음료 등을 섭취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열사병은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치사율은 무려 30%다. 열사병에 걸릴 경우 체온이 40도 전후로 올라가면서 피부가 붉고 뜨거워진다. 땀은 나지 않는 대신 구토, 두통 외에도 판단장애, 섬망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뿐 아니라 애완동물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수의학회(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 회장인 레나 칼슨 박사는 동물들도 뜨거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위를 걷다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칼슨 박사는 이를 대비해 강아지를 산책시켜야 할 때에는 아침 일찍이나 밤 늦게, 최소한의 시간만 외출할 것을 권고했다. 저녁에는 하루 종일 뜨거운 햇빛에 노출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걷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아지용 부츠를 신기더라도 오히려 강아지들이 부츠를 신고 뛰어다니게 되면 얼마나 땅이 뜨거운지 느끼지 못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사 작성 도움: 최혜림 인턴기자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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