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린 할머니…밤마다 서성거리는 이유

집 안 조명 밝게 하면 치매 행동 줄일 수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늦은 오후와 밤이 될수록 서성거리거나 다른 사람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행동이 더 심해진다. 불안함과 초조함도 더 많이 나타낸다. 이처럼 늦은 오후와 밤에 치매 환자들이 더 혼란스러워지는 현상을 의사들은 ‘일몰’(Sundowning)이라고 부른다.

왜 이러한 변화된 행동이 하루 중 특정 시간에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오감을 통해 뇌에 들어오는 정보로 세상을 해석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각과 청각이다. 어두운 방에서 복잡한 작업을 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과학 웹사이트 《Iflscience》에 따르면 치매 환자도 감각을 통한 정보 입력으로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해석한다. 문제는 일몰이 가까워질수록 빛이 줄어들면서 치매 환자가 세상을 해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감각 입력의 양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안 그래도 감각 정보를 통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매 환자의 뇌에 큰 영향을 미쳐 혼란과 예상치 못한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우리는 모두 두뇌 능력의 일부만 사용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실제로 대부분이 일상 업무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두뇌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사용하지 않고 ‘비축된 인지력’은 더 많은 정신적 노력이 필요한 복잡한 업무를 맞닥뜨렸을 때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다.

하지만 비축된 인지력이 별로 없다면 어떨까?

궁극적으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지는 변화는 증상이 나타나기 30년 전부터 시작되는 데 이 기간 동안 비축된 인지력을 계속해서 갉아먹는다. 손상이 너무 심각해서 뇌를 되돌릴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마침내 알츠하이머병이나 기타 치매의 첫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환자가 처음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일 때는 이미 뇌에서는 많은 손상이 진행된 상태다. 비축된 인지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마침내 기억력 상실 증상이 뚜렷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비축된 인지력이 없기 때문에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은 정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정신적 노력과 집중력이 극도로 소모되는 어려운 일을 하루종일 하고 난 뒤 인지적으로 지치고 기진맥진해지며 짜증이 난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하루 일과를 소화하기 위해 매일 엄청난 정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치매 환자인 가족에게 일몰 현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해가 지는 늦은 오후와 밤에 조명을 밝게 해 치매 환자가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점심 식사 후 짧은 낮잠을 자도록 하는 것은 하루일과가 끝날 무렵 인지 피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뇌에 회복력과 재충전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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