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를 무시해” 자주 화내는 사람의 상태는?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ADHD 성인들은 화를 잘 내기에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저 사람은 성질이 급해서 화를 잘 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우리 말에 “화를 낸다.”와 “화난 감정을 공격적이고 파괴적으로 표현한다.”라는 말이 통합돼 있다. 그러나 “화 또는 분노 감정을 느낀다.”와 화난 감정을 건설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파괴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이다.

ADHD 성인들은 화를 잘 내기에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하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ADHD 성인을 포함해서 정서 조절과 분노 조절에 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는 방법에 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정서에 대한 이해

정서란 용어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또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분이나 분위기”라고 되어있다. 즉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의 감정은 생리학적, 심리학적, 사회학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인간의 감정 상태는 인간의 행동을 동기화하고 유발하는 요인이 되며 주어진 어떤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인지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 조절의 의미

이처럼 인간의 감정이 행동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 정서 조절이란 감정 상태에 영향을 받아서 바로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고, 감정의 영향을 알아차리면서 정제된 반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화난 감정을 알아차리고, 화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통해서 건설적으로 표현하면 정서 조절이 잘 된 것이고, 화난 상태를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적인 공격을 하는 경우는 정서 조절이 잘 안 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우울한 감정이 들어도 자신의 삶에서 후회스러운 일들을 생각해보고,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하면 건강하게 우울한 감정을 대처한 것이지만, 우울한 기분에 술을 마시거나, 단 음식을 먹거나 심한 경우 자해하고 자살을 하면 정서 조절이 안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ADHD 성인의 정서 조절이 어려운 이유

ADHD 성인은 성장 과정에서 주위나 환경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선입견을 품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평범한 말도 자신을 무시하고 비하한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자존감이 낮고, 오해를 많이 하고 화난 감정을 자주 느끼는데 이러한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나 훈련이 안 되어있으면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분노 조절 방법

인간의 정서는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사랑, 혐오 등 다양한 감정이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대인 관계에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분노 조절에 관해서 대책을 세워 보기로 한다.

첫째: 자신의 분노 상태를 알아차린다.
분노 조절의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감정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우리는 감정을 느낄 때 신체적인 반응을 동반한다. 즉 화가 나면 맥박이 빨라지고,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심하면 머리 뚜껑이 열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자신의 신체 반응을 알아차리고 동시에 “나는 화가 나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분노 감정이 내 존재 자체가 아니고, 나는 분노라는 감정의 주인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분노 감정을 진정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극도로 화가 나면 두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되면서 IQ의 기능이 10 정도 낮아지고 합리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편도체를 진정시키고 두뇌의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분노를 건설적으로 표현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신체를 안정시키면서 마음도 진정하도록 해야 한다. 화가 난 상태에서 절대로 중요한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분노에 관련된 자신의 자동적인 생각을 알아차려야 한다.
분노 감정을 포함해서 모든 감정은 그 감정에 관련된 거의 무의식 수준의 자동적인 생각이 반드시 있다. 분노 감정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자동적인 사고는,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다. 나를 차별 대우한다. 나를 비난한다. 나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나를 헐뜯는다. 나를 배신한다. 내가 해 준 그것만큼 나에게 해 주지 않는다.” 등이다. 또한 다른 분노에 대한 다른 생각은, “이것은 부당하다. 이런 상황은 참을 수 없다. 이것은 정당하지 못하고 정의에 반한다. 인간의 양심적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등이다. 이러한 사고를 하면 자연스럽게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어있다.

넷째: 자기 생각의 타당성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서 검증한다.
우리 생각의 속성은 주관적이기에 자기 생각이 객관적인 현상과 일치할 수도 있고, 정반대일 수도 있다. 자기 생각을 현실 검증 없이 행동으로 옮기면 정서 조절이 실패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 필수다. 즉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은 내가 독심술을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은 것인데, 과연 상대방은 나를 무시하려는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상대방에게 확인해야 한다. 내가 오해를 했다면 내가 문제다. 대체로 ADHD 성인은 대인 관계에서 반사적으로 즉각적으로 행동(Reactive action)한다. 사고하고 행동(Reflective action)을 하지 못하기에 대인 관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분노 조절의 핵심은 내 왜곡된 생각을 바꾸어야 감정이 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섯째: 분노에 관련해서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린다.

필자가 상담했을 때, 많은 사람이 분노에 관련해서 어떤 생각이 들었냐고 질문을 하면, “나는 선의로 상대방에게 잘해 주었는데, 상대방은 내 진의를 곡해해서 나를 무시해서 화가 났다”라고 말한다. 그 상황에서 상대방이 무엇을 해 주기를 원했는가? 라고 질문을 하면,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나를 매도하지 않고, 나의 진의를 알아주고 나를 인정해 주었으면 한다”라고 대답한다. 필자는 이러한 대화 속에 분노 감정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 있다고 정리를 해 준다. 즉 “당신은 내가 선의로 말한 것을 상대방이 왜곡해서 나를 함부로 대해서 화난 감정이 들었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내 입장에서 이해하고 존경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네요.”라고 정리를 해 준 다음, “이러한 해결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하면 되겠느냐?”라는 질문을 한다.

여섯째: 분노 감정을 파괴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건강하게 표현한다.
분노라는 감정 자체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이 감정에 오염이 되어서 감정을 파괴적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 즉 화난 감정을, 언어폭력, 신체 폭력, 경제적 폭력 등으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대신에 상대방과 대화하고 말로 자신의 원하는 것을 설명하면 된다. 예를 들면,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내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자르면서, 내가 당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하면서 언성을 높이니까, 내 의도를 당신이 왜곡해서 화를 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당황하고 화가 났네요. 다음에는 내가 이야기를 할 때, 끝까지 들어주고, 내 의도가 의심스러우면 나에게 물어주고 확인했으면 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요?”라고 하면 된다. ADHD 성인도 분노 조절을 잘하면 사회생활이 원만해지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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