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에 울고 웃는 ‘공룡 제약사’…브랜드 평판도 지각변동

치매약 실패한 바이오젠 브랜드 가치 급락...비만약 돌풍 노보노 '상승률 1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국적제약기업들의 브랜드 평판에 명암이 갈렸다.

존슨앤드존슨(J&J)과 로슈, 화이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기업 브랜드 파워 최상위권을 유지했으며, 비만약 돌풍을 일으킨 노보 노디스크가 브랜드 가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오젠은 브랜드 가치가 40% 가깝게 추락하며 최대 낙폭을 보였다. 치매 신약 개발로 주가가 급등했으나, 치료제의 실효성 문제에 발목을 잡히며 시장 퇴출이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GSK는 작년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면서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업컨설팅업체인 브랜드파이낸스(Brand Finance)는 ‘2023년 헬스케어 기업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1년 간의 기업 브랜드 가치 변화를 파악했다.

주요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여파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기업 가치와 브랜드 파워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나 바이오젠의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2년~2023년까지 바이오젠의 기업 브랜드 가치는 총 39%의 하락율을 찍었다. 바이오젠은 직전년 보고서를 통해 가장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 10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이 승인부터 판매까지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며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2021년 6월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최초 허가를 획득한 아두카누맙은 유효성 논란과 부작용 이슈를 겪으며 시장 퇴출 절차를 밟는 상황이다. 당시 부적절한 허가과정을 놓고도 정치권에 잡음이 일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외에도 GSK, 아스텔라스가 20% 수준의 하락율을 기록했다. GSK의 경우, 작년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를 독립 법인인 ‘헤일리온(Haleon)’으로 분사한 것이 브랜드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헤일리온은 센트룸·센소다인·테라플루 등 20여 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를 170개 국에 판매하고 있다. 헤일리온의 작년 매출은 134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GSK는 법인 분리 이후 매출의 11%가 감소했다.

보고서는 “GSK 매출의 큰 비중이 줄어들며 10억 달러의 브랜드 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며 “선택과 집중에 있어 회사의 위상이 어떻게 변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상위권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J&J, 로슈, 화이자의 경우 작년 대비 브랜드 가치가 다소 하락하긴 했으나 브랜드 평판 1위부터 3위를 유지했다.

다국적제약기업 가운데 브랜드 가치가 가장 많이 상승한 기업은 당뇨와 비만 치료제로 매출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가 차지했다.

보고서는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과 위고비 등의 신규 치료제들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32% 상승했다”며 “향후 몇 년 간은 이러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등을 보유한 MSD의 브랜드 가치가 25% 상승했으며, 일라이 릴리 역시 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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