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난자 채취하면 시험관 성공률 더 높아, 왜?

냉동했다 녹여 시술한 사례 분석…아기 생존 확률 약 30% 더 높아

차분하게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 임산부. 훗날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기 위해 냉동 용 난자를 뽑으려면 여름에 채취하는 게 가장 좋다. 아기가 살아서 태어날 확률이 다른 계절에 채취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에 난자를 채취해 냉동했다가 녹여 수정시킨 배아를 여성의 자궁으로 옮기면 아기가 살아서 태어날 확률이 가을에 난자를 채취하는 경우에 비해 약 3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킹 에드워드 메모리얼 병원’ 연구팀은 2013년 1월~2021년 12월 호주 퍼스의 난임(불임) 치료클리닉에서 이뤄진 냉동 배아 이식의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배아는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뒤 태아(7주 후)로 발전하기 전의 상태다. 난자를 체외수정한 수정란을 5일 정도 배양해 냉동했다가 녹여 자궁에 이식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세바스찬 레더식 박사(산부인과 전문의, 생식내분비학)는 “냉동 난자를 이용한시험관아기 시술(체외인공수정)의 성공에는 난자 채취 시기도 큰 영향을 미치는 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호주의 냉동 배아 이식 후 평균 출생률은 100명당 27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냉동 배아 이식 후 전체 출생률은 100명당 28명이었다.

연구팀은 환자 1835명의 체외인공수정(IVF, 시험관아기 시술) 2155건에서 생성된 배아를 이용한 냉동 배아 이식 3657건을 분석했다. 또 계절, 온도, 밝은 햇빛이 존재하는 실제 시간에 따라 출생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호주 기상청에서 날씨에 대한 데이터를 얻었다. 난자를 채취하는 날의 일조 시간을 일조량이 적은 날(0~7.6시간), 일조량이 중간인 날(7.7~10.6시간), 일조량이 많은 날(10.7~13.3시간) 등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가을에 난자를 채취하면 100명당 26명, 여름에 채취하면 100명당 31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이나 겨울에 난자를 채취했을 때 아기가 살아서 태어나는 출산율(정상 출생률)은 여름과 가을의 출산율 사이였다.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 같은 출산율 향상은 배아가 여성의 자궁으로 이식되는 시점과는 관련이 없었다.

특히 햇빛이 가장 많이 쬐는 날에 난자를 채취한 여성의 정상 출생률은 햇빛이 가장 적게 쬐는 날에 난자를 채취한 여성의 정상 출생률에 비해 28% 더 높았다. 일조 시간이 적은 날 채취한 난자의 냉동 배아 이식 후 정상 출산율은 25.8%였다. 일조 시간이 많은 날 채취한 난자의 냉동 배아 이식 후 정상 출산율은 30.4%로 높아졌다.

난자 채취 당일의 기온은 정상 출산율에 평균적으로는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더운 날(평균 기온 14.5~27.8℃)에 이식한 배아는 가장 추운 날(0.1~9.8℃)에 이식한 배아에 비해 정상 출산율이 18% 낮아졌다. 유산율도 5.5%에서 7.6%로 높아졌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계절에 따라 자연 출생률이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왔으며 환경, 행동, 사회학적 요인 등이 여기에 영향을 미친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신선한 배아는 난자 채취 후 일주일 이내에 다시 이식되므로 계절, 일조 시간 등 환경 요인의 잠재적 영향을 알 수 없다. 최근엔 배아를 냉동한 뒤 나중에 녹여 이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연구 결과(Season at the time of oocyte collection and frozen embryo transfer outcomes)는 국제학술지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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