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km 떨어진 몽골과 원격진료 실험

고신대복음병원 등 부산 병원들, 울란바토르에 원격진료센터 여러 곳 가동

2306km. 부산과 몽골(울란바토르) 거리다.

물리적 거리야 변하지 않겠지만, 심리적 거리는 최근 많이 줄었다. 몽골의 대평원에서 게르(이동식 텐트)와 말타기, 밤하늘 은하수를 만끽하려는 관광객이 몽골을 수시로 드나들고, 부산으로 관광을 오거나 유학을 온 몽골인들도 많다. 친근감을 느끼는 이들도 늘어났다.

몽골 울란바토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료 분야는 더 그렇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몽골 환자는 1만4000여 명. 2021년 9000여 명이었으니, 1년 사이에 50%가 넘게 증가했다. 몽골 현지에선 해결하기 어려운 중증질환들 치료하려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중 상당수가 부산으로 온다. 몽골엔 없는 ‘바다’가 있는 데다, 부산 쪽 병원들이 몽골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와 부산 의료기관들이 친숙한 것도 한 이유다.

여기에 원격 진료도 본격 시작됐다. 부산에 오려는 환자들은 사전 진단 차원에서, 부산에서 치료받고 돌아간 환자들은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여러 제도적 제약 때문에 국내에선 어려운 원격진료를 2000km 넘게 떨어진 몽골과 먼저 해보는 셈이다.

몽골에 원격진료센터만 벌써 여러 개가 생겼다. 몽골 현지 병원과 부산의 대형 병원들이 온라인으로 연결해 몽골 환자에 대한 진단도 해주고, 간단한 수술은 현지 의료진을 지도도 해주는 방식. 더 나아가 몽골에서 잘 하지 못하는 복강경 수술 등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도 가능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달만 해도 몽골국립암센터엔 고신대복음병원 원격진료센터가 생겼다. 또 몽골국립철도병원엔 대동병원 센터가, 국립제4병원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센터가, 어르헝주 지역진단치료센터엔 부산대병원 센터가 문을 열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 2018년 몽골 국립 법무부내무병원(그린병원), 지난해 울란바토르 토파즈 병원에 원격진료센터를 만든 적이 있어 이번이 세번째다. 환자의 인적사항과 영상정보 등을 클라우드에 올려 두 나라 의료진이 이를 동시에 보며 협진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또 부산 해동병원도 지난 2019년 몽골 울란바토르 MG병원에 원격진료센터를 개소한 적이 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3번째 원격진료센터…몽골 환자 영상정보 보며 협진도

몽골 환자들로선 울란바토르 현지 병원에서 멀리 부산의 선진의료진 진단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본격적인 수술 단계에 이르러 환자가 원하면 부산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는 것도 간편해진다. 1, 2차 병원에서 중증질환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보내는, 전원(轉院) 절차와 비슷하다.

또 지난 7일 열린 B2B 의료교류회에선 7건의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몽골 현지 환자 상담, X-레이나 CT 영상 판독 서비스, 의료관광 환자 유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해졌다.

진양현 부산경제진흥원장은 13일 “이들 원격진료센터들은 우리 부산의 선진의료기술을 널리 알려 몽골 중증환자 유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시도 이번 몽골 마케팅의 성과 여부에 따라 향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으로도 의료관광 타겟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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