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원리 착안 ‘DNA 나노구조체’ 개발 성공… “약물전달·질병진단 활용”

서울대 김도년 교수 연구팀, 네이처 표지 논문 게재


종이접기 패턴 형태의 디엔에이(DNA) 와이어프레임 종이 나노구조체 및 원하는 부분의 접힘을 통한 다양한 모양으로의 형상 변형 개념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김도년 교수 연구팀이 종이접기 작동 원리에 착안해 하나의 구조체를 다양한 모양으로 접거나 펼 수 있는 디엔에이(DNA) 나노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IF 69.504)’의 표지논문으로 7월 6일(현지시간 7월 5일)에 게재됐다.

 

외부 자극에 의한 형상 변화를 통해 특정 기능의 발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성 나노구조체는 약물전달, 분자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특히 DNA 나노기술은 자기조립 성질을 이용해 원하는 형상과 물성을 가지는 구조체를 높은 정밀도로 제작할 수 있어 기능성 나노구조체 개발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DNA 나노구조체에 경첩이나 관절과 유사한 기계적인 요소를 도입해 움직이거나 변형이 가능한 구조체의 개발이 이루어져 왔으나, 나노 크기에서 하나의 구조체가 다양한 모양으로 변할 수 있는 다중 변형 작동 원리의 부재로 단순한 변형과 제한적 기능 구현만 가능하였다.

연구팀은 하나의 종이를 다양한 모양으로 접을 수 있는 종이접기 원리에 착안해 이러한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우선, 종이접기 형태에 따라 DNA를 배열해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2차원 격자 형태의 구조를 만들고, 이를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wireframe paper)로 명명했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원하는 부분의 접힘과 펼침을 선택적으로 조절해 다양한 형상의 변화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 아이디어이다.

이 때, 접히는 부분의 기계적 강성을 최적화해 구조적으로 안정하면서도 높은 성공률로 접고 펼 수 있게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를 설계하는 것이 연구팀이 개발한 독보적인 기술이다. 얇은 종이를 접는 것은 쉽지만 구조적으로 약해지고, 반대로 두꺼운 종이를 사용하면 접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적화된 구조는 다양한 형태로의 반복적인 접힘과 펼침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는 자극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모양으로 접을 수 있는데, DNA나 리보핵산(RNA)과 같은 분자의 결합을 이용하거나 산염기(pH)나 빛과 같은 환경 변화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질병과 관련된 마이크로 리보핵산(RNA)의 종류에 따라 DNA 와이어프레임 종이가 다른 모양으로 접히도록 설계함으로써, 다양한 마이크로 리보핵산(RNA)의 검출이 동시에 가능한 센서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연구에서 개발된 설계 및 제작 기술은 분자진단을 위한 나노센서, 약물전달을 위한 나노로봇과 같은 나노바이오 분야에서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년 교수는 “본 연구는 종이접기 기술을 나노크기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로, 추후 3차원 구조체의 설계로 기술이 확장, 개발된다면, 기존 단일 자극에 대한 제한적 기능을 가지는 나노구조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자극에 반응해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성 나노구조체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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