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효과면 싼 약으로?…‘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 향방은

글로벌 빅파마 경쟁 합류, 약가 정책 다양화..."오리지널서 약제 전환 어렵다" 관측 나와

휴미라
오리지널 휴미라 제품. [사진=한국애브비]
천문학적인 매출 실적을 기록 중인 블록버스터 약물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의 약가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 매출이 27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시장 가운데 88% 이상의 매출 점유율을 보고하는 미국 시장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과 비교해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한 만큼 ‘저렴한 약값이 곧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 있다. 실제로, 이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휴미라 대비 적게는 5%에서 최대 90% 이상의 약가 할인 공세에 집중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런데,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약가 경쟁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오리지널 휴미라를 사용 중인 기존 환자들의 경우, 이미 본인부담금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 바이오시밀러로의 처방 전환(스위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론칭 작업도 급물살을 탔다. 바이오시밀러 생산에 강점을 가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 주말(미국 현지시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출시를 공식화한 가운데, 다국적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과 산도스 등도 제품 론칭을 서둘렀다.

일단 이들 글로벌 빅파마는 휴미라 바리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놓고, 용량 제형에 따라 약가 정책을 다변화해 차별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선발 타선으로 공급되는 제형에는 적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이후 본격 경쟁을 대비한 바이오시밀러 제형에는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해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1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실테조(Cyltezo)’의 미국 출시를 공식화하고, 론칭 제품의 가격을 오리지널 휴미라와 비교해 5~7% 가량 낮춰 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 수요와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두 가지 약가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며 “비용을 크게 줄인 바이오시밀러 제형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베링거인겔하임은 미국 내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하나인 Optum Rx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확인된다. 미국 내 66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업체로, 지난 6월 해당 PBM은 실테조를 보험적용 의약품 목록에 ‘선호 브랜드(preferred brand) 약제’로 등재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원활한 처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PBM과의 협업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복제약 전문기업인 산도스 역시 비슷한 약가 정책을 취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Hyrimoz)’ 출시와 관련해, 약값을 달리한 두 가지 제형을 공급할 계획이다. 5% 인하 제품과 함께 하이리모즈 고농도제형(HCF)을 오리지널 약가 대비 81%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산도스 대변인은 “일부 환자들을 위해 오리지널 휴미라보다 크게 저렴한 ‘아달리무맙-아다즈’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해당 고농도 제형은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휴미라와 동일하며, 이 제형이 필요한 환자들에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2021년 12월 승인을 받은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심리(Yusimry)’는 오리지널 휴미라와 비교해 약 92%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러한 두 가지 약가 전략에도 불구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다국적제약기업 암젠은 올해 1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Amjevita)’를 두 가지 약가 버전으로 출시했다. 당시 휴미라 정가보다 각각 5%, 55% 저렴했으나 2개 바이오시밀러 모두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미 오리지널 휴미라를 사용하는 많은 환자들은 본인부담금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적기 때문에 약물 스위칭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실제 IQVIA 조사에서도 전체 휴미라 처방의 95% 이상이 기존 환자들에 대한 처방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일 미국 파트너사인 오가논을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HADLIMA)’를 출시했다. 하드리마는 저농도(50 mg/mL)와 고농도(100 mg/mL) 두 가지 제형으로 출시됐으며, 오리지널 휴미라 대비 85%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또한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Yuflyma)’ 두 가지 제형을 론칭했으며 오리지널 보다 5% 할인된 약가를 책정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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