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 환자 뇌에 어떤 문제가? …’글루탐산·GABA’ 화학물질 불균형

증세가 심할수록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과 GABA의 불균형 심해져

강박장애 환자들의 뇌 속 2개의 전두엽 영역에서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과 GABA 사이에 불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의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화학물질 불균형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영상 기계 중 하나인 ‘7-테슬라 양성자 자기공명 분광법’을 사용해 건강한 대조군과 강박장애 환자들의 뇌를 비교 측정했다. 그 결과 강박장애 환자들의 뇌 속 2개의 전두엽 영역에서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과 GABA 사이에 불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강박장애 증상이 심할수록 불균형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충동, 특정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강박사고(obsession)에 시달리거나 특정 행동을 규칙적으로 되풀이하는 강박행동(compulsion)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100명 중 2명(50명 중 1명) 꼴로 강박장애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억4000만 명 정도의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연구책임자인 케임브리지대의 트레버 로빈스 교수(인지신경과학)는 “어떤 사람은 강박관념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몇 달 동안 집을 떠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청결에 대한 강박으로 손을 너무 자주 씻는 탓에 손의 피부가 벗겨져 장갑을 끼고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장면이 떠올라 관련 뉴스가 나오는지 보기 위해 TV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강박장애의 원인에 대해선 과거 심리적 요인을 중시하다가 최근 들어선 생물학적 요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대뇌의 특정 회로의 이상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치료법으로는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처방과 인지행동치료가 적용되는데 효과가 없을 경우엔 주로 우울증치료에 적용하는 경두개 전기자극법을 쓰거나 심지어 뇌수술을 감행하는 경우까지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캐럴린 로드리게스 교수(정신의학)는 강박장애 환자가 치료받는 데는 평균 17년이 걸리며 그나마 치료효과를 보여 증세가 호전되는 경우는 환자의 절반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이번 연구결과가 강박장애를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반겼다. 로빈스 교수도 이번 연구 결과가 강박장애에 대한 보다 표적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3-38695-z)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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