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먹었던 아스피린이 심뇌혈관질환 유발?

55세 이상 나이에 심뇌혈관질환 처음 앓은 306만 명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은 소염진통제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질환을 겪은 환자들에게 재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쓰이는 약물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진통제로 우리가 자주 찾는 아스피린을 심뇌혈관질환이 없던 노인이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뇌출혈 발생 후 사망 위험이 크게 커진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55세 이상 나이에 심뇌혈관질환을 처음 앓은 306만 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의 1차 예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기 이전에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8천770명)과 복용하지 않은 그룹(1만7천540명)으로 나눠 17년(2004~2021년) 동안의 뇌졸중 발생 후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출혈성 뇌졸중은 아스피린을 미리 복용한 그룹에서 심한 뇌 병변 장애의 위험이 커진 것을 관찰했다. 또, 90일 이내 단기 사망률과 장기 사망률도 아스피린을 미리 복용했던 그룹이 대조군보다 각각 33%, 6%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단기 사망률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은 나이였는데, 아스피린 복용 그룹 중 60대, 70대, 80대의 단기 사망 위험은 60대 미만에 견줘 각각 2.21배, 3.63배, 6.69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스피린은 소염진통제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질환을 겪은 환자들에게 재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쓰이는 약물이다. 그러나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그 효용성을 두고 찬반 논란이 나오는 추세다.

외국에서도 이러한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 2018년 국제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심혈관질환이 없었던 사람이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오히려 사망률이 14%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74세 이상 고령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의 김형섭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이 없었던 고령층이라면 1차적인 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최근 국내외의 공통된 연구 결과”라며 “다만 과거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앓은 사람이라면 재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게 이득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약품안전나라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는 아스피린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놓았다.

우선, 속 쓰림, 구토, 복통과 같은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섭취하거나, 음식, 위험이 크게 커진다는 것을 추천했으며 아스피린을 함유한 복합제는 카페인을 함유할 가능성이 있으니 의약품 사용 시 커피나 카페인 함유 드링크류 등을 많이 마시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리에 힘이 없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음주는 위장관 출혈 및 졸음 등 아스피린 성분 복용 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 발생을 증가시키며, 아스피린과 알코올의 상승효과로 출혈이 연장되는 등 위험하므로 의약품 복용 시 금주해야 한다.

    정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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