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발견 된 조류 독감 방어 체계(연구)

바이러스도 보호망 우회하도록 진화

조류 독감 바이러스와 닭 이미지
조류 독감을 차단하는 몸속 방어 체계가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조류 독감(조류 인플루엔자·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이 우리 몸에 침입하려고 할 때 이를 막는 신체의 핵심 방어 수단이 발견됐다. 하지만 이런 방어막을 우회해 인간을 감염시켜 팬데믹(대유행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 독감은 1918년 이후 네 번의 팬데믹(대유행병)에 연루돼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팬데믹과 정상적인 겨울 독감이 이 ‘강력한 핵심 방어막’을 피하는 방법을 발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현재 조류에 들어있는 인플루엔자 중 어떤 것이 가장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 곧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동물로부터 감염되는 순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연구하고 있다. 종을 뛰어넘는 전염은 새로운 펜데믹이 시작되는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실 연구에서 감염에 반응해 활성화되는 유전자 코드(DNA)의 한 부분을 발견하고 ‘BTN3A3’라는 명칭을 붙였다. 이에 따르면 BTN3A3는 코, 목, 폐에서 활성화됐으며 조류 독감의 복제 능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루테 마리아 핀토 박사는 “거의 모든 조류 독감은 이 보호망을 우회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일반적인 조류 독감은 바로 차단돼 인간에게 감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인간 바이러스의 대다수와 지금까지의 모든 전염병 바이러스는 BTN3A3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차단막을 넘어서 감염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조류 독감이 종을 뛰어넘어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늘 존재하고 있다. 야생 조류에는 다양한 독감 바이러스가 있으며, 농장에서 사육되는 동물의 수가 많고, 사람들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위험이 높다.

1918년 독감 펜데믹은 조류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약 5000만 명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H7N9으로 불리는 조류 독감의 한 종류가 2013년 최초의 인간 감염 사례가 나타나기 전에 2011년과 2012년에 BTN3A3에 대해 더 높은 수준의 내성을 발달시켰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BTN3A3를 우회해 진화하는 방법은 조류 독감이 성공적으로 인간을 감염시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단계 중 하나”라며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현재 조류에서 순환하고 있는 독감의 유전자 코드를 일상적으로 그리고 순서대로 분석해 위험한 것들을 식별하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글래스고에 있는 바이러스연구센터의 소장인 마시모 팔마리니 교수는 “멀지 않은 미래에 조류 독감 바이러스 중에서 이것은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90%, 그리고 이 바이러스는 단지 10%의 확률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런 다음 인간으로 전염될 위험이 높은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표적 조치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조류 개체 수는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큰 조류 독감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 H5N1 바이러스는 때때로 감염된 동물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사람들에게 전염됐지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되지는 않는다.

팔마리니 교수는 “조류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의 50% 이상과 올해 사람들에게서 검출된 7건 모두 BTN3A3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의 감염 및 면역 책임자인 스트븐 오키쇼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종간의 바이러스 전파를 뒷받침하는 매우 복잡한 퍼즐의 중요한 부분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유형의 기계론적 과학적 통찰력은 유전자 감시와 결합해 미래의 질병 위험에 대한 감시의 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BTN3A3 evasion promotes the zoonotic potential of influenza A viruses)는 자연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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