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간암 발생 원인 ‘B형간염’, 약제 선택 시 챙겨야 할 것?

질병청, 국가 간염관리체계 구축 강조...항바이러스제 보험 급여 확대 변화

사망 위험이 높은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간염 관리가 필수적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질병관리청은 바이러스 간염 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러스 간염으로 인한 중증 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 의료비 등의 질병부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간염 전주기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2027년까지 바이러스 간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40%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예방-발견-진단-치료’로 이어지는 간염 관리체계를 능동적으로 구축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통상 B형간염 바이러스(HBV)에 의해 유발되는 만성 B형간염은 간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간경변증 환자의 약 70%, 간암 환자의 65~75%가 만성 B형간염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인한 사망의 약 70%가 만성 B형간염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만성 B형간염의 유병률이 4%에 이르는 고위험 유병지역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2002년 도입된 B형간염 국가예방접종의 영향을 받지 않은 3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며, 만성 B형간염 환자 사이에서는 간암 및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에 대한 질병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환자의 의료비 부담 절감 측면에서도 만성 B형간염의 치료는 필수적이다. 국내 병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환자에서의 약물치료 비용효과성을 평가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 B형간염이 간암 및 간경변증으로 이행될 경우 연간 의료비가 200만원 미만에서 1000만원~2000만원 수준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의료계에서는 환자의 질병부담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절감하기 위해, 만성 B형간염 단계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최대한 앞당겨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 단체인 대한간학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인 간질환 백서’를 올해 발행하기도 했다.

▲간염 환자 고령화 추세 지속, “신장질환 및 골다공증 등 동반질환 혜택 주목해야”

이러한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점차 고령화됨에 따라 최근 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동반질환 관리 영역도 중요해졌다.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만성 신장질환 보유 확률이 1.42배, 골다공증 및 관련 골절 보유 확률은 1.09배 높아 약제 선택 시 신장 및 골 안전성 프로파일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다양한 리얼월드 연구를 통해 기존 항바이러스제 대비 신장 기능 및 골밀도 개선 효과를 확인한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헤미푸마르산염)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베믈리디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016년 1월 성인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뒤, 국내에서는 2017년 5월 승인을 획득했다.

이 치료제는 HBV 증식을 억제하는 기존 테노포비르 성분의 혈장 농도를 낮춤으로써, 간세포에 약효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되 신장과 뼈에 대한 약물 노출을 줄였다. 때문에 기존 약제의 신장 및 골 안전성 프로파일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외 주요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우선 사용 약제로 강력 권고되는 분위기다. 대한간학회는 치료 지침 업데이트를 통해 신기능 감소나 골대사 질환의 위험이 있는 경우 초치료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결정할 때, 테노포비어DF보다는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AF(베믈리디 성분), 베시포비어를 우선 추천했다(권고등급 A1).

또한 기존 테노포비어DF 성분을 복용하는 환자에서 신기능 감소나 골밀도의 감소를 보이거나 위험성이 있는 경우, 치료 기왕력에 따라 테노포비어AF, 베시포비어 또는 엔테카비어로 전환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이러한 기조는 미국간학회(AALSD) 및 유럽간학회(EASL)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주요 임상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가톨릭대의대 가톨릭 간 연구소는 1년 이상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를 복용한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 256명을 대상으로 베믈리디로 약제 전환(스위칭) 후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추정사구체여과율(eGFR) 수치가 베믈리디 전환 후 6개월, 12개월 차에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믈리디 전환 후에는 고관절과 척추 골밀도(BMD) 수치 역시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약제와 관련한 특별한 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올해 3월에는 베믈리디를 포함한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의 보험 급여 기준이 확대돼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는 AST 또는 ALT가 80단위 이상 또는 대상성 간경변을 동반한 환자에서 HBV-DNA가 2000IU/mL 이상이거나 비대상성 간경변을 동반한 HBV-DNA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만 제한적 급여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번 급여 확대를 통해 AST/ALT 수치 기준 및 대상성 간경변 동반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HBV-DNA 수치 기준을 확대함으로써, 이전 급여 기준에서 소외되는 초치료 환자군이 새롭게 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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