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치료 겨냥한 이식형 의료기기, 상용화 ‘바짝’

글로벌 허가 10년만 승인 범위 대폭 확대...전기 자극 디바이스 경쟁 돌입

양압기를 사용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 모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신경 전기 자극을 통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을 치료하는 혁신 의료기기(이식형 디바이스)의 사용 영역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해당 디바이스는 중증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은 환자의 가슴에 장치를 이식한 뒤, 전기 자극 신호를 보내 숨 쉬는 기도 공간을 확보하는 기술을 근간으로 개발됐다. 이미 10년 전 글로벌 허가를 받았지만, 의료기기의 허가 범위가 제한돼 실사용에는 한계가 따랐다.

그러나, 최근 해당 의료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환자의 비만도 및 수면무호흡증 중증도 지표의 범위가 크게 넓어지며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업체인 인스파이어(Inspire Medical Systems)가 개발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료 디바이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적응증 범위를 확대 승인받았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호흡이 중단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증세가 심할 경우 고혈압 및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며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한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200만 명 수준으로, 전 세계에는 수억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중 상당수가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다.

현재 수면무호흡증의 표준치료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질환을 진단한 뒤 상기도 양압기(CPAP) 치료 및 기도 확보를 위한 외과적 수술, 구강 내 기구 착용, 체중감량 등의 생활습관 교정 등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인스파이어가 개발한 ‘신경자극 임플란트(Inspire nerve-stimulating implant)’ 기술은 수면 중에 환자의 턱 신경에 약한 자극을 흘려보내 혀를 앞으로 당기고 상기도 일부를 열어두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심장 심박조율기(Pacemaker)와 같이 가슴에 이식하는 해당 장치의 전원은 리모컨을 사용해 간단히 끄고 켤 수 있게 만들어져, 밤 사이에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하는 기존 양압기 치료의 대안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신경자극 임플란트 장치는 앞서 2014년 미국 FDA로부터 최초 사용 승인을 받았다. 당시 체중감량 및 체위 요법, 양압기 치료 등으로 질환을 관리할 수 없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관리를 위한 2차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허가사항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의 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hypopnea index, AHI)와 관련해 수면 시간당 발생하는 무호흡 및 저호흡 에피소드가 평균 65회 이하인 환자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승인이 이뤄졌다.

더불어 해당 장치를 사용하는데 있어 몇 가지 제한점도 있었다. 환자가 고도비만에 해당 하지 않고 기도가 완전히 막히지 않은 상태여야 하며, 편도선 절제술이나 연조직 수술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 지속 양압기 치료를 견딜 수 없는 환자 등에서만 제한적 사용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이후 10년이 지났다. 이번 허가 확대에 따라, 치료 대상 환자 범위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FDA는 수면무호흡증 지표(AHI)를 기존 65회 이하에서 100회까지로 상향 조정했으며, 환자의 비만도 범위도 늘렸다. 이전에는 해당 디바이스가 체질량지수(BMI) 32 이상인 인원에서는 임상평가가 실시되지 않았다고 명시했으나, 적응증 확대 이후 BMI 40으로 조정된 것이다.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에 치료 옵션이 제한된 상황에서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검증한 ADHERE 임상 결과가 이러한 변화에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FDA 허가를 받은 유일한 수면무호흡증 치료 이식형 의료기기로, 향후 수면무호흡증의 패턴을 기록하고 의료진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블루투스 전송 기술을 활용한 임상평가도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근육에 전기 자극을 보내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는 인스파이어 임플란트 디바이스 외에도 시그니파이어 메디컬 테크놀로지(Signifier Medical Technology)가 개발한 익사이트OSA (eXciteOSA)도 해외시장에 출시된 상황이다. 해당 기기는 탈착식 장치로 혀의 근육 기능을 개선해 수면 중에 혀가 뒤로 넘어가 기도를 막는 것을 예방하는 용도로 2021년 FDA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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