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치료제 FDA 승인…갱년기 안면홍조 완화법6

호르몬·비호르몬 약물 투여, 수술, 건강기능식품 복용 등…특히 생활습관 개선 중요

안면홍조 증상이 심한 갱년기 여성은 날씨가 더울 땐 실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침, 저녁에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인 안면홍조의 첫 비호르몬 치료제 베오자(상표명, 성분명은 페졸리네탄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근 승인을 받았다. 일본 제약회사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이 약은 폐경에 의한 안면홍조를 누그러뜨린다. 앞으로 먹는 알약 베오자 45mg이 세계 각국에서 속속 시판될 전망이다.

갱년기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혈관운동증상(VMS) 가운데 안면홍조는 얼굴, 가슴 부위의 피부가 붉어지고 후끈거리는 열감(약 2~4분 동안 나타나는 일과성 열감)이 온몸으로 퍼지는 증상이다. 갱년기엔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심계항진)을 일으키고 식은 땀을 흘리기도 한다. 갱년기 여성의 약 80%가 안면홍조와 야간 식은 땀(발한)을 겪는다.

안면홍조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호르몬 대체요법, 수술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특히 생활습관을 바꾸면 증상을 많이 개선할 수 있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가 ‘안면홍조를 누그러뜨리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했다.

1.신약 베오자가 물꼬 튼 비호르몬 약물

호르몬 요법을 받기 힘든 사람이 비호르몬 약물인 베오자를 복용하면 일과성 열감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다. 새로운 알약 베오자는 ‘뉴로키닌3(NK3) 수용체 길항제’라는 종류의 물질에서 비롯됐다. 폐경기 동안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져 균형이 깨진 특정 뇌 뉴런을 목표로 삼아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게 목표다. FDA는 “베오자는 뇌의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NK3 수용체에 결합, 활동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2.호르몬 대체요법(HRT)

안면홍조 등 혈관운동증상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이다. 갱년기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뚝 떨어진다.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면 몸이 온도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일과성 열감, 야간 발한이 나타난다. 호르몬 대체요법은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수치를 높여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호르몬 대체요법에는 에스트로겐 요법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요법(EPT) 등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전자는 자궁절제술을 받았거나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여성에게 가장 좋다. 에스트로겐은 알약 복용, 패치 착용 및 크림, 질 링, 젤, 스프레이 등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 후자는 병용요법으로 자궁이 아직 남아 있는 여성에게 가장 좋다. 알약을 먹거나 패치를 붙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보충한다.

호르몬 대체제를 보충하면 부작용으로 출혈과 얼룩, 유방을 누르는 듯한 통증(압통), 기분의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체로 가벼운 편이나 심하면 의사를 찾는 게 좋다. HRT에는 일과성 열감과 야간 발한을 누그러뜨리는 것 외에도 건강 상 이점이 있다. 대장암, 당뇨병, 골다공증(뼈 손실) 등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 또 관절 통증이 줄고 50대에 복용하면 사망률이 떨어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치아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랜 기간 호르몬 대체제를 복용하면 유방암, 혈전 및 뇌졸중, 치매, 자궁내막암, 담낭 이상 등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3.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부 처방약

안면홍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타 비호르몬 처방약을 쓸 수도 있다. 여기엔 안면홍조 완화용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인 시탈로프람(성분명, 상표명은 셀렉사), 데스벤라팍신(성분명, 상표명은 프리스틱), 에스시탈로프람(성분명, 상표명은 렉사프로), 플루옥세틴(성분명, 상표명은 프로작) 등이 포함된다.

▷항우울제

항우울제를 쓸 수도 있다. FDA가 혈관운동증상을 치료하도록 승인하지 않았지만 의료전문가들은 일부 항우울제를 안전하고 비교적 효과적이라고 본다. 일과성 열감의 치료용으로 FDA 승인을 받은 항우울제는 저용량 형태의 파록세틴(성분명, 상표명은 브리스델과 팍실)뿐이다. 다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도 안면홍조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 항우울제의 부작용으로는 졸음, 구강 건조, 메스꺼움, 수면 문제, 성적 문제, 체중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혈압약

클로니다인(성분명, 상표명은 카타프레스)은 알약 또는 패치 형태의 고혈압 치료제다. 이 약은 변비, 현기증, 졸음, 구강 건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항발작제

발작을 막아주는 약물로 가바펜틴(성분명, 상표명은 뉴론틴), 프레가발린(성분명, 상표명은 리리카) 등이 있다. 이 약은 어지러움, 졸음, 부종, 피로, 집중 장애, 체중 증가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비뇨기질환 치료제

옥시부티닌(성분명, 상표명은 디트로판)은 비뇨기질환 치료제로 승인된 알약 또는 패치다. 부작용으로는 변비, 현기증, 안구 건조, 구강 건조, 메스꺼움 등을 꼽을 수 있다.

4.성상신경 차단술(Stellate Ganglion Block)

이 시술에서는 목에 있는 한 쌍의 신경 다발에 마취제를 주입한다. 이는 신경 다발이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것을 차단한다. 통증, 부기 치료에 많이 쓴다. 중등도 내지 중증의 안면홍조를 누르러뜨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5.민간요법에 쓰이는 식물 및 건강기능식품

증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이나 이와 관련된 건강기능식품(보충제)도 적지 않다.  여기에는 달맞이꽃 오일, 인삼, 프로게스테론 크림, 콩(식물성 에스트로겐), 비타민E, 야생 참마, 동귀, 총상승마(black cohosh)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대부분 안전성과 유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건강기능식품은 약국에서 살 수 있으나 엄격한 규제 대상도 아니고 안전한지 효과적인지 확실하지도 않다. 특히 일부는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문의한 뒤 사용해야 한다.

6.생활습관의 변화

안면홍조 등 혈관운동증상을 줄이려면 생활습관을 바꿔보자. 열, 매운 음식, 카페인, 알코올 등 일반적인 유발 요인을 피한다. 아직도 담배를 피운다면 당장 끊어야 한다. 술을 아예 끊거나 여의치 않으면 마시는 양을 줄인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한다. 더운 날씨에는 가급적 실내에 머물고 선선한 아침, 저녁에 운동 또는 집안 일, 심부름을 하는 게 좋다. 실내온도를 다소 낮추고, 날씨와 기분에 따라 벗고 다시 입을 수 있는 가벼운 옷을 입어보자. 시원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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