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급행열차 ‘국민청원’에 오른 고가약 어떤 것이 있나?

킴리아·졸겐스마 진입 성공 힘입어, 엔허투·타그리소·비라토비 등 청원 이어져

치료비용이 20억원이 넘었으나 국민청원을 거쳐 건강보험 급여적용을 받아 환자본인부담금이 최대 598만원까지 떨어진 척수성 근위추증 치료제 ‘졸겐스마’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지름길이자 급행열차로 평가받는 국민청원에 오르는 고가약이 늘고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8일 청원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건강보험 승인과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1차 치료급여 요청에 관한 청원을 심사하고 ‘계속 심사’를 결정했다.

두 약제는 국민동의청원에서 5만명의 동의를 얻어 지난달 보건복지위에 회부된 바 있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동안 5만명의 동의를 받으면 내용에 따라 해당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며 소관위원회는 회부된 청원을 청원심사소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하거나 폐기하게 된다.

국민동의청원은 고가약이 건강보험 급여적용을 받기 위한 급행열차, 지름길로 평가받는다. 치료비용이 수억원대인 고가약들이 국민청원에 오른 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킴리아와 졸겐스마가 대표적이다.

노바티스가 개발한 킴리아는 급성 림프성 백혈병 및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국내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허가된 최초의 치료제이자 세계 최초 CAR-T 치료제이다.

1회 투여로 급성 림프성 백혈병과 림프종 환자를 완치 수준으로 회복시켜 ‘원샷 치료제’라고도 불린다. 킴리아는 1회당 치료비용이 4억원에 달해 초고가 치료제였으나 건강보험 급여적용으로 환자 부담금이 최대 598만원으로 대폭 경감됐다. 킴리아는 2022년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1회 투약 비용이 25억원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치료제로 불렸던 척수성 근위추증 치료제 졸겐스마도 2021년 9월 급여적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그해 국정감사에도 해당 내용이 다뤄졌으며,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을 받아 2022년 8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환자 본인부담금은 최대 598만원에서 최저 83만원이다.

이들 고가약들의 건강보험 급여 진입에 힘입어 국민동의청원을 통한 건강보험 급여를 추진하는 고가약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민동의청원에는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대장암 치료제 ‘비라토비’와 관련된 청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2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이다. 1회 주사에 500만 원이 드는 고가약으로 1년 이상 투여를 받으면 1억원의 치료비용이 든다. 엔허투는 국민청원에서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국회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다. 엔허투는 지난해 12월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신청을 했으나 3월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 설정을 재논의하기로 결정을 내려 급여 적용이 안되고 있는 상태이다.

EGFR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1차 치료 급여를 요청하는 청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1차 치료급여 요청에 관한 청원’ 글을 쓴 A씨(62)는 “1년 약값으로 7000만원을 넘게 썼다”며 급여 적용을 촉구했다.

타그리소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016년 국내 출시 후 1년 만에 2차 치료제로 급여 등재를 받았다. 2018년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고 급여 도전에 4번 도전했으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오노약품의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는 대장암 환자의 5% 미만을 차지하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에 사용하는 약이다. 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은 재발이 잦고, 기존 치료제는 효과도 거의 없어 환자의 기대수명은 1년 미만이다. 비라토비는 2021년 8월 국내 허가를 받고, 2022년 1월 약제의 임상적 타당성을 평가하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아직까지 급여 적정성을 평가하는 약평위에는 상정도 되지 못하고 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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