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 달군 국내 바이오기업…4세대 표적항암제도 눈길

국내 바이오테크 대거 참여, 면역항암제 등 신규 파이프라인 주목

[사진=AACR 2023]
개발 경쟁이 치열한 차세대 항암제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19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암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3)에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면역항암제 및 4세대 표적항암제, 면역증강제 등 난치성 암종에 새로운 임상 결과들이 쏟아졌다.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AACR은 120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해 암 관련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항암제 분야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바이오테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뮨온시아는 PD-L1 계열 면역항암제, 에스티큐브와 오스코텍은 신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브릿지바이오는 4세대 폐암 표적치료제의 초기 임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뮨온시아, PD-L1 계열 신규 면역항암제…2상 합격점

먼저 이뮨온시아는 PD-L1 계열 면역항암제 ‘IMC- 001’의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PD-L1과 면역 T세포에서 발현되는 PD-1의 결합을 억제해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이번 학회에서는 상부위장관암 환자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박숙련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참여한 해당 2상 임상에는 절제 가능한 위암 및 식도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에 IMC-001을 2주 간격으로 2회 투여했다. 총 50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그 결과 측정 가능한 병변이 있는 환자 17명 중 3명(18%)에서 부분관해(PR)를, 14명(82%)에서 안정병변(SD)을 보였다. 더불어 IMC-001을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해당 환자군에선 우수한 내약성과 항암효과가 확인됐다.

회사는 “앞으로 추가 연구와 임상시험을 통해 더 많은 암환자 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뮨온시아는 본 임상 외에도 NK/T세포 림프종 2상을 진행 중이며, CD47을 타깃하는 항체치료제 ‘IMC- 002’의 1상 임상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 4세대 폐암 표적약 전임상 “가능성 확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4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207’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자체 발굴한 1호 후보물질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 치료 이후 내성으로 발생하는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 등 다양한 돌연변이에 대응하는 폐암 표적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C797S 등 내성 돌연변이에 대한 BBT-207의 항종양 효력과 뇌전이 억제능, 뇌전이 동물 모델에서의 생존율 개선 관련 데이터가 공개됐다.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 관련 효력을 추가로 확인했다.

3세대 EGFR 저해제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를 1차 치료제로 복용했을 때 내성으로 나타나는 C797S 포함 이중 돌연변이를 가진 ‘DC(Del19/C797S)’ 모델에서 모든 실험 개체(실험용 쥐 8마리)의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복용 전과 비교해 88.6% 이상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것이다.

회사는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BBT-207의 글로벌 임상 1·2상을 신청했으며, 국내에도 초기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에스티큐브, 면역항암제 내성 환자 “글로벌 1상 청신호”

에스티큐브는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Nelmastobart)’의 글로벌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면역관문단백질 BTN1A1을 표적으로 하는 첫 번째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로, 올해 초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임상에서는 환자들의 종양 조직에서 면역조직화학 검사를 통해 PD-L1 종양비율점수(TPS), 복합양성점수(CPS), BTN1A1 발현점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넬마스토바트 최대 투여량인 15mg/kg 용량에서도 항암제의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추가적으로 투여된 고용량 환자들에서도 유효성 분석이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넬마스토바트는 독성이 최소이거나 없는 매우 안정적인 항체라는 것이 관찰됐다”며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계속해서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BTN1A1은 기존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인 PD-1, PD-L1과 상호 배타적인 새로운 면역관문단백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PD-1, PD-L1 항체에 불응하는 경우 넬마스토바트는 치료적 대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스코텍, 면역치료 증강제 준비 “종양 완전관해 주목”

한편 오스코텍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증강시키는 후보물질 ‘OCT-598(EP2/4 이중 저해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기술이전 계약 이후 연세대 및 카나프테라퓨틱스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전 및 중개연구를 진행해 왔다.

OCT-598이 타깃하는 EP2/4는 암세포의 악성화 과정에서 종양미세환경에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 E2(PGE2)의 수용체이다. PGE2는 암세포의 역분화를 촉진해 내성 및 전이를 늘리고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종양미세환경을 유도함으로써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저해하는 매개체로 알려졌다.

OCT-598은 이런 작용을 차단해 종양의 악성화에 따른 치료 내성을 극복하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임상은 연세대의대 조병철 교수팀과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로, 다양한 암종의 동물모델에서 단독투여는 물론,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투여에서 항암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마우스(실험용 쥐) 폐암 모델에서 표준치료법(화학항암제+면역치료제)과 병용투여 시 모든 마우스 개체에서 종양이 완전관해됐고, 완치된 마우스 5개체에 같은 암세포를 추가로 이식했을 때 4개체에는 종양이 자라지 않아 전신적인 항암면역 반응이 형성됐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중 전임상을 진행하고, 내년 2분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잡고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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