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회복제의 대명사인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올해로 출시 60주년을 맞았다.
박카스는 로마 신화의 술과 추수의 신 ‘바커스(Bacchus)’에서 나온 이름이다.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명예회장은 간장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던 중 독일 유학 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서 있던 바커스를 떠올리고 신화 속 이름을 붙였다.
박카스는 1961년 알약으로 출시됐다. 당시 알약을 만드는 기술이 미숙해 박카스 정이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음해 동아제약은 유리병 안에 내용물을 넣은 앰플 형태의 제품인 박카스를 새로 선보였으나 운송 도중 파손이 문제가 됐다. 1963년 8월 제형을 드링크 형태로 바뀐 박카스를 출시했다.
박카스는 육체 피로 외에 영양장애, 허약체질, 병후 체력 저하에도 효능이 있다. 박카스는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피로 해소와 영양을 모두 챙긴다는 느낌을 줘서 지난 60년간 한국인의 대표적인 피로회복제로 자리잡았다.
박카스는 2011년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바뀌어 편의점, 슈퍼, 할인점 등에서도 살 수 있게 됐다. 박카스D는 약국에서, 박카스F는 편의점 할인점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박카스 디카페는 약국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3가지 제품 모두 주성분은 ‘타우린’ 이다. 박카스D에는 타우린이 2000mg 들어있고, 박카스F와 디카페는 타우린이 1,000mg 함유되어 있다.
피로회복에 도움되는 물질로도 잘 알려진 타우린은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1827년 독일 티드만과 그멜린이 소의 담즙에서 발견한 물질이다. 오징어, 주꾸미, 낙지 등 해산물에 풍부하다.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타우린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뇌 부위의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 감퇴 및 인지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동아제약은 박카스D 성공을 위해 ‘3M’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 3M은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의 머리글자 모은 합성어다. 전통적 의약품은 의사·약사를 타깃으로 광고했으나 박카스는 TV, 라디오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해 국민을 상대로 광고했다. 인기 TV외화였던 ‘전투(Combat)’에 독점 협찬 광고까지 제공했다.
동아제약은 대량판매를 위해 유통방식도 개선했다. ‘제약사 → 도매상 → 소매약국’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유통경로에서 벗어나 소매 직거래를 뼈대로 하는 ‘박카스 루트세일’도 도입했다. 영업사원들이 전국 2만여 개 약국에 직접 방문하면서 판매에 나섰다. 약국과 직거래를 하면서 동아제약은 박카스에 대해서는 결제 방식을 외상에서 현금 거래로 전환했다. 약국들이 의약품을 사면서 현금으로 결제하는 품목은 동아제약 박카스가 유일하다.
2015년 박카스는 제약회사가 국내에 판매하는 단일제품 중 최초로 2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22년 2546억 원의 매출로 국내 제약사들이 제품으로는 최대의 매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박카스는 단순 상품 광고 아닌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한 공익 메시지를 담은 TV 광고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8년 박카스 TV 광고는 ‘지킬 것은 지킨다’ 는 카피를 내세워 젊은 세대로 브랜드 타깃을 넓혔다.
2012년부터는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메인 카피와 함께 N포세대라고 불리는 청춘들,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며 힘을 내는 이 시대의 엄마, 아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기획했다.
2020년부터는 개인적인 피로뿐 아니라 사회적인 피로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회복’ 편을 선보였다.
또 박카스는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국토대장정 행사 ‘박카스와 함께하는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20년이 넘게 청춘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해오고 있다.
박카스는 자양강장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아이스크림 회사는 박카스맛 아이스크림을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