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는 독성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뇌질환이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팀은 재활치료 시작 시기가 이 두 질환의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11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 도파민 신경세포 내에 축적되면서 떨림, 행동 둔화, 자세 불안정 등 신체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파시누클레인이 뇌 전체에 쌓여 루이소체가 침착하면서 생긴다. 인지기능 저하, 환시, 수면 행동장애 등을 유발하는 뇌질환이다.
두 질병 모두 증상 진행을 늦추려면 보행 등 운동재활, 물리치료, 작업치료, 인지치료 등 재활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실제로 재활치료가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해 운동과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지 확인했다.
알파시누클레인이 축적되도록 유전자를 변형해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에 걸리도록 만든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쥐들을 대상으로 2개월간 재활치료를 했다. 기존 사육 환경과 달리, 장난감, 터널, 수레바퀴 등을 설치한 대형 사육장에서 자발적으로 신체활동, 감각·인지 자극 활동 등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릴린 단백질과 LAMP1 리소좀 단백질이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감소시킨다는 점이 확인됐다.
재활 시점을 달리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질병 초기인 생후 4~6개월 군과 질병 후기인 생후 14~16개월 군을 2개월간 동일한 재활치료 환경에 노출시킨 것. 그러자 두 군 모두 후각기능과 운동기능이 향상됐다. 단, 후각기능은 질병 초기군에서 1.5배 높았고 인지기능 개선,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효과는 질병 초기군에서만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조성래 교수는 “재활치료는 신체 근력 향상뿐 아니라, 독성 단백질을 감소시켜 질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며 “질병 초기에 재활을 시작해야 질환 진행 방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질환 국제학술지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