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지만 다른 심각한 건강 문제를 갖고 있지 않은 남성들에 대한 사고력 테스트를 수행해 분석한 결과에서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이바나 로젠츠바이크 박사(수면뇌가소성센터 소장)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건강한 사람도 중년 이후에 각종 사고력이 뚝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성의 15~30%, 여성의 10~15%가 수면무호흡증을 갖고 있는 걸로 추산되며 여성은 갱년기가 되면 부쩍 이 증상을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편안하고 건강한 수면을 앗아가는 파괴적인 호흡장애다. 잠자는 동안 숨을 멈췄다가 다시 쉬는 증상을 반복적으로 보인다. 코콜이와 함께 나타날 확률이 높다. 뇌를 포함한 모든 장기는 산소가 있어야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혈중 산소 수치가 반복적으로 떨어지는 ‘간헐적 저산소증’이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의학적 문제가 없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남성 환자 27명(35~70세)의 정신상태를 추적하고 사고력 등 테스트를 실시했다. 증상이 16명은 가벼웠고, 11명은 심각했다. 참가자 전원은 흡연 습관이나 음주 문제를 갖고 있지 않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 실험군 외에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남성 7명을 대조군으로 연구에 참가시켰다.
연구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기억력 등 모든 두뇌 능력이 떨어지는 걸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은 기억력 감소 및 상실, 충동 자제력 감소, 공간지각력 장애, 집중력·사고력 상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두뇌 능력이 점점 더 많이 떨어지는 걸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념 증명’에 해당하며 인과관계를 따지는 게 아니다. 수면무호흡증 자체가 두뇌 능력에 나쁜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연구 결과(Distinct cognitive changes in male patients with obstructive sleep apnoea without co-morbidities)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슬립(Frontiers in Sleep)≫에 실렸다.